호랑이 아가씨
허태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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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랑이 아가씨⟫,제목에서 명시했듯 ⟪호랑이 아가씨⟫는 하루아침에 호랑이로 변하는 여성이 주인공이다. 하루아침에 변한다고 표현하기는 했지만 그 변화는 서서히 시작됐다. 어느 날 손톱에 못 보던 주황색 털이 나질 않나, 손톱도 길쭉한 게 갈고리 모양으로 뻗어있다. 보통 사람이 이렇게 크나? 의심은 점차 커진다. 평소보다 고기가 더 땅기고 자주 걷는 거리를 걷는데 가뿐하다. 사실 읽기 전에는 몸 전체가 호랑이로 바뀌어서 고생하는 걸 상상했는데, 점차 변한 상황도 나름대로 흥미로웠다. 주인공이 무당을 찾아갔는데 거기서 듣는 영혼에 대한 설명도 기대한 그 느낌이라서 재밌었다.




  영혼이라는 개념은 독특할 뿐만 아니라 어려운 개념 같다. 그래서 더 끌리는 소재가 아닐까?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었다던가, 전생에 원수지간이었다던가, 그런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닐 거다. 그럴 때 무당을 찾아가기도 하지만 정말 그게 내 전생이 맞는지 궁금해진다. 그런데 주인공의 상황은 다르다. 몸이 좀 이상한 거 같아서 찾아갔을 뿐인데 몸 안에 호랑이 영혼이 있다고 한다. 한국만큼 호랑이와 밀접한 나라가 있을까?

  예전에는 사람을 잡아먹는다고 했지만, 동시에 사람을 지키는 산신령으로 전해지는 게 호랑이다. 주인공 영혼에 있는 호랑이도 그 산신령이다. 어떤 계기로 일어난 거라는데, 자칫 손톱에서 그치지 않고 몸 전체가 호랑이가 된다고 한다. 도로 한복판에서 바뀔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이성을 잃을지 어쩔지 모를 일이다. 소설로 봤을 때는 신묘한 일이지만 현실로 겪으면 오싹한 이야기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주인공과 엄마는 박수무당에게 방법을 묻고, 그 기운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억울한 한을 풀어야 한다고 말하며 방법을 알려준다.




    방금까지 말한 건 전반적인 내용이지만, 여타 한을 풀어주는 이야기로 생각하면 안 된다.

가장 기대했던 부분은 주인공이 어떻게 해결하는지였다. 표지처럼 주인공은 당장이라도 뛰어서 호통을 칠 것 같았고, ⟪호랑이 아가씨⟫ 내용도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돕는 장면이 나온다. 단순히 그들을 연민하고 안타까워하고 내가 나서야지! 생각하기보다는 그 불의에 맞서는 경향이 크다. 즉 완성형 해결사가 아닌 미완성형 해결사, 그 면모가 두드러져서 마음에 들었다.

  앞뒤 가리지 않는 적극적임 뒤로 언제 정체가 들킬지 모르는 상황이 연이어 발생하다 보니 사건 해결, 사람들의 사연에 집중하면서도 긴장됐다. 심지어 주인공이 잡은 거점은 시내 한복판도 아니고 경찰서 앞이다. 간판에 112까지 휘갈겨 넣었다. 초반에 젊은 경찰, 늙은 경찰 두 분이 나오는데 대립할까 봐 조마조마하면서도 그러길 바랐다.

  주인공은 경찰이 되려고 준비했던 만큼, 또 그가 가진 사연 때문인지 더 절실했었다. 단순히 운이 나빠서 경찰 시험에 떨어진 걸까? 운이란 대체 뭘까? ⟪호랑이 아가씨⟫ 은 실제 우리가 겪거나 마주할 수 있는 사건을 진중하게 다루면서 동시에 오태경이라는 인물이 성장하는 서사가 담긴 소설 같다. 무조건 사건 해결! 사건 해결! 감동을 강조하는 게 아니라, 그 안에 서린 분노, 슬픔, 괴로움이 느껴지고 고민하며 고군분투하는 태경과 주변 인물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인상적인 건 만성 방광염을 앓는 중년 여성이었다. 주인공은 호랑이 영혼 때문에 신통력이 있는데, 그 신통력으로만 해결하지 않고 한의원을 소개해 준다. 신통력이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긴 하지만 그 두 가지가 없어도 태경이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임을 보여준 모습으로 보였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하여, 옆집의 그 못된 남자가 진열장에 놓인 핫브레이크와 컵라면 위에다 침을 뱉을 때 나도 그곳에 있었다.
그때 난 무엇을 했지? 아무것도.
지금 뭐 하는 거냐고, 왜 남의 영업장에다 피해를 입히느냐고 항의했어야 하는데, 입을 꾹 닫고 캔맥주 두 개만 계산해 슈퍼를 나섰다. 왜냐하면…… 나는 경찰이 될 거였으니까. 괜한 소란에 휘말려 면접에 불리한 이력을 남기긴 싫었다. - P39

‘다행이다. 경찰이 되지 않아서.‘
손님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오후, 산왕경찰서 뒷문을 보면서 생각했다. 세상에, 그게 다 무슨 말이야?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토록 오랜 시간을 경찰이 되려 애써놓고. 시험에 탈락할 때마다 죽고 싶다고, 경찰이 아닌 오태경 인생은 의미가 없다며 펑펑 울어놓고.
역시, 사람은 뭐든지 경험을 해봐야 안다. 죄를 짓고 경찰서를 출두한 뒤, 처벌받으리라는 전망에 격노하면서 ‘액운타파 사주112‘ 카페로 찾아든 이들을 만나, 난 내가 얼마나 순진한 철부지였는지 깨달았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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