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오리까? - 조선시대 어전회의 현장을 들여다보다
김진섭 지음 / 지성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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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극을 한 번 보았다면 짐, 과인, 폐하, 전하는 익숙한 명칭이다. 더는 임금이 없어짐이라 말할 자가 없으나 여전히 사용한다. 대표적인 예시는 사극을 주제로 한 창작물. 드라마든 영화든 소설이든 가리지 않고 사극 속에선 임금을 가리키는 명칭을 들을 수 있으며 다른 단어도 들을 수 있다. 그 밖에도 유머로서 그 시대 말을 쓰는 경우도 있다.

  많은 관심 덕분에 그 시대를 풍미할 수 있는 자료를 찾아볼 수 있지만 여전히 그 시대가 낯선 건 매한가지. 창작하는 입장이 아니어도 되짚어보려고 할 때면 어떻게 찾아야 할지, 이게 무슨 의미인지 몰라 멈추게 된다. '이때 절을 해야 해? 말아야 해?' '왕이 이래도 되나?' '폭군은 다 신하 목을 베고 술을 마셔야 해?' 같은 조선시대여도 왕마다 다르고, 고을마다 사람마다 다른데 하나하나 대조하기엔 현대인은 조금 바쁘다. 그중 생소한 장면을 꼽자면 어전회의가 될 듯싶다.

  어떤 사람은 생소하지 않을 수 있다. 사실 어전회의는 익숙한 장면이기도 하다. 모순처럼 들리겠지만, 사극이라 하면 일단 임금이 어좌에 앉아있고 좌우로 혹은 그 건너편으로 신하인지 뭔지 나이 많은 아저씨들이 옷을 차려입고 서 있다. 근심에 빠져 이마를 쓱 문지르거나 화를 내는 임금의 모습까지.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생각하게 된다. 내가 저 신하라면 빨리 퇴근하고 싶을 텐데, 하고. 조금 엇나갔나? 그래서 조선에 태어나지 않았나 보다. 상술한 것처럼 어전회의는 임금과 대신들이 국가 대사를 논하는 자리이다. 나라에 역병이 돌 때도 누군가 난을 일으키거나 침입할 때도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한다. 널리 알려진 일화를 떠올리면 정치, 외교, 행정, 결혼, 제도를 논하는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정확히 무슨 말을 하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오늘 소개할 ⟪어찌하오리까?⟫는 그 장면을 다섯가지로 나누었다. 주제는 친숙하면서도 낯설다. 이지만 물소가 조선에서도 번성하는지, 한 고을에 수령이 둘이나 있어 문제가 생긴 일화 등을 소개하고, 으로 역사 중 가장 많이 들어봤을 '천도'와 '풍수지리'와 연관이 있는 일화가 나온다. 이밖에도 으로 금주령, 과거시험을 다루고 로 그 당시 어떤 범죄가 일어났으며 어떤 의견이 오고 갔는지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금혼령처럼 에도 관여하는 장면을 만나볼 수 있다.





    조선시대도 폭력 사건이 발생하는가?

  사람은 맞으면 화가 난다. 최초로 사람을 때린 건 누구일까? 지금 생각한 거지만 궁금하면서도 알고 싶지 않은 주제다. 서로 때리지 않으면 좋겠지만 과거에도 폭력은 존재한 거 같다. 정종 2년 11월 1일 수령이 구타 당하는 사건이 보고됐다.

  당시 참판삼군부사(參判三軍府事)최운해(崔雲海)와 예문관 학사(藝文館 館學土) 송제대(宋濟岱)는 남경(南京)에서 서원군(瑞原郡)으로 와서 하룻밤을 보내게 됐다. 최운해와 송제대는 군수 박희무를 구타하였다. 군수 박희무가 자신들과 같이 온 노비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희무는 이를 사헌부에 고발하고 정종이 이를 알게 됐다.



  위는 정종실록 6권 2년 11월 1일에 기록된 일화이다. 그다음으로 정종은 최운해를 파직하고 송제대는 용서하였는데 조선 전기 최고 의결 기관인 문하부에선 불공평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정종은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운해와 송제대가 처한 입장과 입지가 다른 이유로 의견이 갈리게 되는데 이 지점이 ⟪어찌하오리까?⟫ 가 주는 메시지같다.

  저자는 맨 첫 장 여는 글에서 흥미진진한 조선시대 여행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어찌하오리까?⟫ 속 어전회의 장면을 보면서 어떤 선택을 해야 했을지 생각하게 됐다. 동일한 벌을 내릴지, 차등을 둘지 혹은 다른 방법이 있는지. 그러기 위해선 내막을 따지기도 해야 하는데 여기서도 개인이 가진 배경이 범상치 않아서 쉬이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 보였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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