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화한 슬픔
엄현주 지음 / 문이당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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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온화하다는 단어와 슬픔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단어일까요? 온화하다는 말은 사람의 성격으로는 온순하고 부드럽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온화한 성격에 슬픔이 있다는 것은 모순적이기도 합니다. 찬란한 슬픔이라는 말도 있듯 모순이 나타나는 역설적인 표현으로 문학에서 허용되는 말입니다.

이 한국소설 《온화한 슬픔》은 중학교 2학년인 채송화의 이야기입니다. 송화는 중학생이지만 이미 미적분을 배우고 있습니다.

엄마 미나는 송화가 특목고에 들어가 할아버지가 하셨던 한의원을 이어받길 원합니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를 시키고 있습니다.

한의사였던 외할아버지는 재작년에 돌아가셨고 지금은 한의원을 세를 주고 있지만 송화가 한의사가 되면 물려받기로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의 일이라 엄마가 바라는대로, 계획한대로 일이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외할머니는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삼촌부부와 살고 있습니다.

워낙에 부잣집 딸로 곱게 자랐고 외할아버지의 사랑을 받으셨던 외할머니는 어린 송화도 마음에 들어하지도 않았고 며느리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외할머니와 며느리의 사이가 나빠지자 삼촌은 한의원을 팔아 누나 미나와 외할머니가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엄마 미나는 그 한의원은 송화가 한의사가 된 후 물려받을 것이라 절대 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외할머니가 송화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성격의 차이도 있지만 송화의 엄마 미나는 일류 대학에 들어가 1년도 되지 않아 송화를 임신했습니다.

일류대를 다닌 딸이 아빠가 누군지도 모르는 딸을 낳아 미혼모가 된 것입니다. 엄마로서 엄마인 미나를 용서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 집안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송화지만 전혀 티를 내지 않습니다. 송화는 자신의 공부에 집중하게 됩니다.

송화는 자신의 가정 환경을 탓하지 않습니다. 어른들의 세계는 원래 어렵기 때문에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런 송화에겐 또래의 친구들도 있지만 가끔 이야기하는 약국의 약사 아저씨가 있습니다. 딸과 아내는 캐나다에서 공부중인 기러기아빠입니다.

가끔 송화가 대화하는 어른입니다. 둘은 서로의 고민을 조금씩 나누기도 합니다. 송화는 자신의 환경을 비관할 수도 있는 사춘기입니다.

그렇다고 송화가 자신의 슬픔을 속으로 꾹꾹 누르며 숨기는 것도 아닙니다. 친구들은 유학을 준비하거나 방학 때만 외국에서 공부하기도 합니다.

송화와 많이 차이가 나기도 하지만 송화에겐 그저 주변 사람들일뿐입니다. 송화의 이야기를 읽고 보니 송화가 참 잘 자란 어른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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