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마지막 우체국
무라세 다케시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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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에 편지를 보내고 싶다면, 

아오조라 우체국으로!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낼 수 있는 편지. 

그곳을 찾아온 이들은 어떤 고민을, 어떤 괴로움을 품고 있을까. 

천국을 향한 편지, 그리고 사랑하는 이에게서 건네 받는 답장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마음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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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도 돼.

살아도 되고말고.



최애 아티스트의 죽음.

유일하게 살아갈 의미라고 생각했지만, 그마저도 사라진 세상에서

점점 위축되어가는 '마키무라'는 천국으로 편지를 보낼 수 있다는 광고에

아오조라 우체국으로 향하고, 최애 아사리에게 편지를 보낸다.


살아갈 의미와 터전을 준 은인의 죽음.

눈앞에 놓인 물욕에 그를 배신했다는 죄책감이 든 '오키'는

아오조라 우체국에서 은인 '사에키'에게 사죄의 편지를 보낸다.


용기와 길을 제시해준 할머니의 죽음.

학교 내 괴롭힘으로 인하여 도망쳐버린 '메구미'는

여름 방학에 찾아간 할머니 댁에서 살아갈 길을, 자신감을 회복한다.

천국으로 조언을 구하는 편지를 보낸 메구미에게 할머니는 의외의 답장을 보낸다.


딸보다 의지했던 반려견의 죽음.

한 순간의 실수로 '페로'를 잃게 된 중년 여성 '지요코'는

페로와의 추억에 눈물 짓다, 마지막 인사를 전하기 위해 편지를 보낸다.


자신을 지지했던 연인의 죽음.

성공한 사업가지만, 사랑하는 연인의 죽음은 막지 못했던 '잇페이'

어떻게든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 잘못된 선택을 한 탓에 사회적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떠나간 연인을 추억하며 그녀에게 편지를 보낸다.



눈물로 시작되어 따스함으로 위로를 건네는

다섯 통의 편지가 마음을 어루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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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그리고 세상의 마지막 우체국.


기차역을 읽을 때, 소름이 끼쳤었다.

불의의 사고로 떠나보낸 이를 다시 만날 수 있는 시간.

내 삶의 소중한 누군가를 떠올릴 수 있었기에

이야기의 여운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그렇게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이 하늘로 떠나고

세상의 마지막 우체국이 찾아왔다.

천국으로 편지를 보내는 특별한 우체국이.


다섯 통의 편지는 저마다의 사연을 품었고

때로는 눈물 짓게, 때로는 안타깝게 만든다.


각각의 이야기는 전혀 동떨어진 것이 아닌,

또 다른 연결고리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이야기가 연결되어 특별함을 더한다.


천국으로 보내는 편지는 거액의 우표값이 들기 때문에

돈과 사랑이라는 선택지 앞에 놓이지만

소중한 사람과 한 번 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기적을

돈 때문에 포기할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한 번 더, 만날 수 있었던

특별한 기차역과 유령 열차에 비해

감동적인 면에서는 조금 덜했지만,

요즘 시대에 이용빈도가 줄어든 '편지'를 통하여

상실의 슬픔을 이겨낼 용기와 위로를 건네는 특별함은

세상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사랑하는 이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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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트 : 환영의 집
유재영 지음 / 반타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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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가옥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일들


1941년에 그 집에서 살기 시작했던 나오가 기이함을 겪게 된 1943년부터, 

보이지 않은 존재에 쫓기는 것만 같았던 1995년의 규호를 지나, 

청림으로 이사온 2025년의 수현까지. 

환영을 느끼고, 낯선 속삭임과 웃음소리가 들린다.

 이곳에 머무는 건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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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를 잃은 나오는 명숙을 통해 치유받았고,

살기 위해 먼 길를 되돌아온 명숙을 나오는 품어주었다.

그렇게 따스함만이 머물렀으면 좋았겠지만

시기가 좋지 않았다.


1945년, 전쟁이 끝을 향해가던 시기.

나오는 일본인 남편을 두고 있었고, 명숙은 조선인이었다.

나오는 또 한 번의 이별 앞에서 고타로의 편지를 떠올렸다.

숨이 멎은 자를 살려냈다는 전류장치.


나오는 고타로의 편지를 믿을 만큼 간절했고,

그 간절함은 믿을 수 없는 일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일은 2025년에도 일어났다.


큰아버지가 유산으로 남겼다는 적산가옥.

남편 규호를 따라 청림으로 내려온 아내 수현과

아이들 실비, 실리를 환영하는 그 집은

믿을 수 없는, 믿기지 않는 '기적'을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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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공포 소설이라고만 정의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공존하는 이야기


하우스 호러라는 문구에

적산가옥 안에서 일어나는 폴터가이스트 같은 걸까, 생각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다보면

이건 단순히 유령이 나오는,

환영이 보이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역사적인 부분을 녹여낸 스릴러라는 걸 알 수 있었다.


1945년의 나오, 2025년의 수현은

'명숙'이라는 같은 인물을 통해 연결되고

그 연결고리는 그들에게 '기적'이라는 일을 보여주지만,

1995년의 규호에겐 떠올리고 싶지 않은 '환영'일 뿐이다.


일제강점기 시대에 지어진 적산가옥.

그 안에서 일어났던 첫번째 주인 나오의 기록.


끔찍한 실험을 한다는 고타로의 편지를 통해

인류의 움직임도 전류에 의한 것이라는 부분과

수현이 읽고 있는 '프랑켄슈타인'이 연결되면서

공상으로만 그려지던 것들이 2025년의 현실로 이어지며

또 한 번의 놀라움을 선사한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부터가 환영인 걸까.

어렴풋이 알 것도 같지만 명확하게 알고 싶지 않은 건,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이 만들어낸 환영이

마음 속 깊이 자리 잡은 탓이 아닐까.


단순한 호러 소설이 아니어서 더 좋았고,

영화 프랑켄슈타인을 보며 느꼈던 안타깝고 서글픈 감정을

한국식으로 보여준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어서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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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이라는 돌
김유원 지음 / 한끼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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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상황에서 심판은 돌이다.


날아온 공이 심판에 맞아도, 경기는 중단되지 않는다. 

왜 맞았냐고. 왜 피하지 못했냐며 심판을 비난하고 아쉬운 소리를 할 뿐, 

누구도 심판을 걱정하지는 않는다. 

심지어 인사를 건네던 선수마저도 이제는 눈조차 마주치려 하지 않는다. 


베테랑 심판 홍식은 기계에 밀려난 듯한 심판의 권위를 위해 

ABS와의 판정 대결을 받아들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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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좋아한다면,

심판의 시선에서 즐길 수 있는 색다른 이야기



야구를 즐겨 보고 응원하는 팀이 있기에

이해되지 않는 용어 같은 건 없었고

마치 야구장에서의 해당 장면을 보는 것처럼 그려졌다.


ABS의 도입으로 인하여 야구에서 있었던 재미(?)가 한 가지 줄어든 것도 있지만,

스트라이크-볼 판정으로 인한 타자와 심판의 불필요한 언쟁이 줄어든 건

어느 정도 긍정적인 요소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야기 중에서 홍식이 언급하듯이,

심판도 인이어를 통해 전달되는 것을 선언하기만 하면 되니까

일적인 면에서도 조금은 수월해진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인하여 심판을 못본 체 하고

아예 무시하는 듯하게 행동하는 선수를 보는 건

조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현실에서도 정말 그런 선수가 있을까? 싶지만

기 싸움이라 생각하는 일부 선수 혹은 과거 심판과의 언쟁으로 감정이 상한 선수는

실제로 그럴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야기를 읽다보면 반가운(?) 인물도 만날 수 있는데,

현역시절 느린 공으로 100승을 넘긴 유희관을 모델로 하는 은퇴선수도 있고,

극 중 비중이 있는 포수 출신 은퇴 선수 준호는 강민호를 떠올리게 한다.

(유격수와 잡담하다가 아웃되었다는 얘기에서....)


ABS와 심판의 판정 대결이 큰 틀이지만,

그 안에서 홍식은 지금껏 느끼지 못했던 가족 사이의 갈등과

직업에서 오는 극도의 긴장감과 불안감에 시달린다.


심리 묘사가 잘 되어서 캐릭터에 빠져들 수 있었는데,

딱 한 가지의 아쉬움은

대결이 끝난 후에 맞이하게 되는 홍식의 변화였는데

아내와의 대화가 끝나고, 시즌이 시작되며 

의연하게 자신을 '돌'이라고 되뇌는 엔딩씬이었으면

더 깔끔한 느낌이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기계와 인간 심판의 대결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심판'이라는 사람을 중심으로 야구팬들에게 그들의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이어서

심판에 대한 불평불만이 가득했던 이들이 본다면

그들도 우리 곁에 있는 사람임을, 사명감을 가지고 하는 이들이 있음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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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변칙개체 피노키오 저스트원아워(JUST1HOUR) 4
비티 (저자) / 에이플랫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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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를 대상으로 코가 폭발하듯 파괴되는 특수 설정이 더해지며 흥미를 더한 점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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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변칙개체 피노키오 저스트원아워(JUST1HOUR) 4
비티 (저자) / 에이플랫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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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실험실에서의 72시간

혼란스러움의 연속


거짓말을 하는 피노키오의 코가 폭발하여

그 여파로 사람들이 죽었다.


콜로디 부장은 코가 길어지는 것만이 아닌

변칙개체 피노키오를 특수 설계된 '고래의 입'실험실에서 심문하지만,

이야기를 나눌수록 머리가 아파온다.


그곳에서 피노키오가 말하는 모든 건 진실인걸까?

이야기의 포문을 여는 글 속에

함정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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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 알파와 베타에 관한

첫 페이지를 기억한다면

어떤 엔딩이 찾아올지 예상되어진다.


그럼에도 고래의 입, 안에서

콜로디와 피노키오가 나누는 대화를 보는 재미가 있어서

보이지 않는 유리창 뒤에서 두 사람(?)을 지켜보는 것 같았다.


전자책으로 70페이지 정도의 짧은 분량이라서

시간날 때마다 틈틈이 즐길 수 있었고,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를 대상으로

코가 폭발하듯 파괴되는 특수 설정이 더해지며

흥미를 더한 점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다만, 콜로디와 피노키오의 심문 과정은

극 중의 말처럼 머리가 아플 정도로 혼란스러워서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지? 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걸 의도한 거라면 대성공!)


변칙개체는 피노키오 외에도 산타클로스가 있다고 하는데,

산타클로스를 괴이하게 그려냈다고 한다.

유명한 캐릭터를 다양하게 비틀수 있는 변칙개체 시리즈는

작가의 상상력 속에서 무궁무진 할 것만 같아서

다음 작품의 대상은 누가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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