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세, 여기를 봐
나카타 에이이치 지음, 박정아 옮김 / 모모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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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말로 시작된 소년 소녀의 기묘한 관계


위장 커플 행세를 하다가 사랑에 빠지거나, 

사고로 5년 만에 깨어난 소녀가 5년 전에 머물러 있는 소년과 재회하거나, 

짝사랑하던 선생님의 비밀을 알고서 그걸 계기로 삼거나, 

외모를 가리고 다니던 소녀가 거짓말로 같은 반 남학생과 엮인다거나. 


어리석고 미숙한 시절, 설렘을 안겨준 서툰 첫사랑을 그린 네 편의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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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세, 여기를 봐>


생명의 은인이자 동경하는 미야자키 선배의 부탁으로

모모세와 위장 커플을 하게 된 아이하라.


모모세는 미야자키 선배가 바람을 피우는 상대였고,

여자친구의 의심을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아이하라를 모모세의 연인으로 꾸며낸 것이었다.


관계를 알면서도 아이하라는 선배를 위해 모모세와 연인 행세를 이어가고

그럴수록 무언가 가슴이 답답해지기 시작하는데....


이 거짓 관계가 끝나면, 이 답답함도 사라질까?

어쩌면 이 감정마저 연기일 뿐인 걸까?



<해변에서>


바다에서 일어난 사고로 5년만에 깨어난 히메코.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고타로는 자신 때문에 사고를 당했다는 마음에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었고, 

히메코는 그런 고타로에게 이젠 제자리로 돌아가라고 말한다.


"나한테 제자리 같은 건 없어. 그때 다 부서졌거든."


5년 전부터 시간이 멈춰버렸다는 고타로.

그리고 뒤이어 말하는 그의 고백.

히메코와 고타로의 마음은 어디로 가야할까.



<양배추 밭, 그 목소리>


소설 작가의 정체가 짝사랑하는 선생님?

그 사실을 빌미로 선생님에게 접근한 고바야시는

이내 이렇게 친해지려한 자신에게 한심함을 느끼게 되고

견딜 수 없을 만큼 커진 마음에 열병을 앓는다.


선생님을 향한 짝사랑.

이 마음을 고백할 용기를 낼 수 있을까



<고우메가 지나간다>


특출한 외모를 감추기 위해 못난이 화장을 하는 유즈키.

외모에 따라 달라지는 사람들의 태도에

깊은 상처를 받으며 얼굴을 가리고 지내온 그녀의 맨얼굴을

같은 반 남학생에게 들켜버렸다.


"유즈키 동생, 고우메라고 합니다."


엉겁결에 과거 모델로 활동하던 예명을 말해버린 유즈키.

동생을 만나게 해달라는 야마모토와 자연스레 대화를 하게 되지만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며 또 다시 두려움이 엄습한다.


그러던 중, 야마모토를 비웃는 무리의 대화를 듣게 되고

유즈키는 변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게 해준 친구들의 태도에

그녀는 한 걸음 용기를 내기로 결심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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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우리는 어떤 사랑을 겪었을까?


학창시절을 떠올려보면

누구나 한번쯤, 누군가를 마음에 품었던 기억이 있다.


선생님을 좋아하며 두근거리거나,

동급생을 힐끗 바라보며 몰래 마음을 키우거나,

끝끝내 고백하지 못하고 졸업을 맞이하거나,

몇 마디 나누는 것마저 그저 좋았던 그런 시절.


처음 느껴보는 감정, 설레이는 마음.

머릿속에서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한 걸음의 용기가 없어서 내려놓는 첫사랑.


미숙하지만 풋풋했던 그때의 기억은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기억 한 켠에 남는다.


<모모세, 여기를 봐>를 읽다보면

이제는 기억에서 희미해질 것 같았던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만든다.


표제가 된 첫번째 이야기와

<고우메가 지나간다>는 풋풋함을 만날 수 있고,

<해변에서>와 <양배추밭, 그 목소리>는

조금은 애틋한, 때론 멀리 있는 것만 같은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모모세, 여기를 봐>는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아이하라와 모모세의 뒷이야기까지 담겨있는지 궁금해서

정보를 찾아봤는데, 아쉽게도 원작과 다르지 않았다.

(그래도 감상하고 싶어서 플레이리스트에 클릭!)


첫 사랑의 설레임과 풋풋한 청춘의 한 페이지.

그때의 몽글몽글한 감정을 떠올리게 하고

그래서 입가에 미소를 머물게 만드는 이야기


<모모세, 여기를 봐>


어느날 문득 첫사랑의 기억이 떠오른다면,

학창시절 누군가를 좋아하던 때가 그리워진다면,

그때의 감정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줄 작품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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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잘린, 손 매드앤미러 5
배예람.클레이븐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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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악의 손님


20년 전, 

무악을 뒤덮은 해일과 함께 나타난 거대한 손.


그때 그 사건에서 동생 희수의 손을 놓쳤다는 죄책감 속에 살아가던 희령은

20년 만에 무악을 다시 찾았다.


동생 얘기를 털어놓지 못해서.

싫다, 는 말을 못해서

무악에 가자는 남자친구의 말을 거절하지 못했다.


20년 만에 찾은 무악은 거대한 손으로 인한 관광지가 되어 있었다.

거기에 '손교'라는 신흥 종교까지 생겼다.


그곳에서 희령은 동생 희수의 목소리를 듣게 되고,

동생을 찾기 위해 바다 위의 거대한 손에 가까이 다가간 순간

상상도 못했던 끔찍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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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를 떠다니는 손


바다에 나타난 거대한 손.

해양생물학자가 조사를 위해 가까이 다가가고

온기를 품은 데다가 재생능력까지 갖춘 살아있는 존재라는 판단에

보고를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일이 벌어졌다.


섬마을이 폐허가 되었고,

사람들은 양팔을 잃고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해양생물학자 에바는 새로운 연구팀을 꾸리고,

군인들의 호위를 받아 잠수정에 오른다.


손의 근원지로 파악되는 포인트 니모로 향하던 잠수정은

바다 속에서 의문의 레이더를 감지하게 되고,

연이어 수많은 손의 습격을 받게 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데....


**********


섬뜩하고 끔찍한 재앙의 시작


바다에서 거대한 손이 올라왔다.

하나의 주제로 다르게 써내려간 두 개의 이야기.


첫 장을 읽어내려갈 때는

자연스레 포항의 호미곶이 떠올랐다.


거대한 손의 형상이 어쩌면 호미곶의 그것과 닮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야기를 읽어갈수록 그런 이미지는 사라지고 끔찍한 광경이 이어졌다.


<무악의 손님>은 희령이라는 주인공이 명확해서 좋았는데,

희령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인물의 서사에 몰입할 수 있었다.

여기서 신흥 종교를 활용하여 또 다른 공포를 주는 점도 좋았다.


<바다 위를 떠다니는 손>은 주인공이 특정되지 않은 군상극인데,

그렇다보니 등장인물도 많고 조금 정신없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서 아쉬웠다.

여러 인물이 손으로 인하여 정신이 붕괴되고 

차츰 전체적으로 무너지는 과정을 그려내는데,

손이 등장하는 장면은 재미있게 읽었지만,

어느샌가 '손'보다는 잠수정 내의 다툼이 메인으로 가버리는 장면에선 아쉬움이 남았다.

(손으로 인한 갈등이니 이해되는 부분이기도)


만약 환 공포증 같은 병명을 준다면

손 공포증이 생겨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없어서는 안 될 '손'이 이렇게 공포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몰입해서 읽다보니 어느새 미션에 대한 건 잊어버렸고,

다 읽은 다음에야 미션이 있었지? 하며 정답 페이지를 들춰 보았다ㅎㅎ


하나의 주제로 닮은 듯 다른 이야기를 볼 수 있다는 점과

소소한 미션으로 책을 읽는 재미를 주는 '매드 앤 미러' 시리즈인데,

이전 시리즈도 찾아서 읽어봐야겠단 생각을 들게 한

시리즈 5번째 작품 <당신의 잘린, 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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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는 되살아난다 - 수련의 시바 카즈키의 수술 진료 기록 카드 토마토미디어웍스
고도리 시키 지음, 김진환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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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메디컬, 반전에 약간의 로맨스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으며, 의료가 벼랑 끝에 서 있더라도
언젠간 반드시 의사는 되살아난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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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는 되살아난다 - 수련의 시바 카즈키의 수술 진료 기록 카드 토마토미디어웍스
고도리 시키 지음, 김진환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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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나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수련의 시바 카즈키는 난치병 환자 하루카의 주치의이기도 하다. 

수술만 받으면 나을 수 있을 거라고 그녀를 설득하며 맞이한 수술날. 

예상치도 못하게 수술이 실패하며 하루카가 죽게 된다. 

괴로워하던 그의 앞에 다시 수술 전 날의 풍경과 목소리가 들리고, 

시바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수술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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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할게. 

난 널 살릴 거야.


사명감 때문에 의사가 된 것이 아닌,

그저 돈을 벌기 위해 선택한 직업.


수련의가 되었지만, 의사는 못할 짓이란 생각을 가진

시바에게 '돌팔이'라 말하는 여고생 하루카.


'타카야스 동맥염'이라는 난치병이지만,

협심증을 없애기 위해 관상동맥 우회술을 하면

예후가 나쁜 질환이 아니다.


거기다 수술을 집도하는 건 명의라 불리는

칸자키였으니까, 시바는 수술이 성공할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수술이 실패했다.

수술 전날, 하루카와 찾았던 신사에서 꾼 불길한 꿈처럼

하루카는 관에 누워 장례식을 맞이하고 있었다.


'만약에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렇게 된다면 하루카와 했던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한 순간, 방울 소리가 들리며

극심한 두통이 찾아왔고, 놀랍게도 수술 전날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이번에는.

하지만 수술은 매번 실패하고,

시바는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


어떻게 해야 하루카를 살릴 수 있을까?

시바는 반복되는 타임루프 속에서

하루카를 살리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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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루프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열쇠.

하루카를 구하는 것.


도저히 바꿀 수 없는 실패에

시바는 의사로서 이미 죽은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수없이 반복되는 무한의 루프.

그리고 수없이 반복되는 하루카의 죽음.

그 앞에서 무슨 방법을 써도 안 된다는 걸 알았을 때,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좀처럼 갈피를 잡을 수 없어서

다 내려놓아버린 그 시점에 '치명적으로 이상한 부분'을 알게 된다면,

비로소 하루카를 구할 방법을 알게 된다면.

그렇게 시바는 다시 한 번 약속을 지키기 위한 힘을 낸다.


무한루프를 소재로 삼으면서도

막히는 부분 없이 술술 읽힌다.


신사에 얽힌 이야기와

무한루프의 판타지적 설정,

그리고 현직 의사의 지식으로 만들어낸

이야기의 후반부는 놀라움을 자아낸다.


시바가 알아낸 '이상한 부분'은

그가 하루카를 살리기 위해 공부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부분이고,

루프의 감옥에 빠진 상태로 포기해버렸다면

영원히 알아채지 못할 부분이기도 했다.


일본의 의료시스템을 꼬집기도 하면서

의료가 벼랑 끝에 서 있더라도,

언젠가 반드시 의사는 되살아난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보낸다.


메디컬, 미스터리, 반전, 약간의 로맨스(?)

어느 것 하나 놓지 않았던

꽤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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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
지미 라이 지음, 이지은 옮김 / 모모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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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전의 만남, 그리고 청춘18 티켓


그때의 짧았던 인연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여름을 함께 보내며 서로를 향한 감정이 싹튼 것을 느끼지만, 

아미가 대만을 떠나며 이별을 맞이했다. 

그리고 18년이 지나 작곡가가 된 지미는 불현듯 아미의 흔적을 따라 일본으로 향하고, 

오래전 아미가 알려준 18청춘 티켓을 들고서 그녀의 고향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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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의 끝에서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일본으로 훌쩍 떠나며 지미가 사라진 대만에선

그의 집에서 발견한 다이어리를 읽으며

18년 전, 지미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안치가 있다.


지미의 곡으로 데뷔했고, 지미와 연인이었던

잘 나가는 슈퍼스타 안치는

지미의 다이어리를 읽으며 그와 아미의 이야기를 알게 된다.

한편, 18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일본으로 향한 지미.


아미가 알려주었던 청춘 18 티켓을 발권하여

무작정 기차에 올랐다.


순백의 설원을 지나고

여행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과 얘기도 나누며

지미는 조금씩 아미의 고향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5일 간의 여행.

다섯 번의 티켓 도장.

그 끝에서 지미는 아미를 만날 수 있을까?


무작정 떠나간

이 여행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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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청춘18 티켓,

그리고 한국의 내일로 여행.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만들어진 영화

<청춘 18X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에서

18X2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야기를 읽다보면 자연스레 알게 된다.


18살이 되던 해의 만남,

18년이 지나 떠나게 된 여행,

그리고 18년만의 만남과 청춘18 티켓.


청춘18이 정말 있는건가 해서 검색해보고선

우리나라의 내일로 티켓을 떠올릴 수 있었다.


며칠 동안 자유롭게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하자!


청춘, 이라는 그 이름에 딱 어울리는 방식이 아닐까.

물론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ㅎㅎ


지미의 이야기를 함께 하며

가슴이 몽글몽글한 열여덟의 마음을 느꼈고,

나도 모르게 설레는 재회의 마음도 느낄 수 있었다.


'여행'이 주는 건 생각보다 많다.

답답하던 가슴이 뻥 뚫리는 개운함을 주기도 하고,

생각지 못한 만남으로 설레임을 주거나

처음 보는 풍경에 놀라고 즐겁기도 하다.


이야기 속에서 지미는

무작정 떠난 청춘18 여행에서 그런걸 느낀다.

그리고 그 끝에 포기하고 내려놓으려 했던 것에 대한,

자신이 잊고 있던 그때의 감정이 다시 샘솟는다.

아쉬운 건 역시 결말이 아닐까 싶은데,

그렇지 않을까? 라고 의심하면서도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이 맞아버려서 조금 실망했다.


하지만 책을 덮고 리뷰를 쓰며 다시 보니

그런 엔딩이어야 다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여행의 기분을 느끼게 하면서도

그때의 풋풋함과 그 감정이 느껴져서 좋았던

<청춘,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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