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온 택배
히이라기 사나카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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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을 배송해주는 천국택배.


고인이 보낸 마음이 받는 사람에게 와닿는 순간, 

오해는 사라지고 마음의 거리가 좁혀진다. 

삶을 뒤바꾸게 해주는 택배 하나.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주는 이야기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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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마음을 배달해드립니다.


아무런 의욕도 없이 쓰레기 집에 사는 '아라가키 유코'

집과 고향이 1순위인 할머니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스미이 후미카'

숨바꼭질의 달인이었던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도모야마 유'

하기 싫은 일을 도맡아 하는 소극적인 성격의 '오사베 아야카'


친구를 먼저 떠나보내고 도움도 거부한 채로

죽지 못해 살아가던 유코는 천국 택배를 통해

소중한 추억을 되뇌며 변화의 걸음을 내딛었고,


고지식한 시골 할머니로부터 벗어나고 싶던 후미카는

할머니가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 같던

게임기를 택배로 받게 되며, 외면했던 할머니의 마음을 알게 되었고,


숨바꼭질에 숨겨진 마음을 알지 못했던 유는

택배로 전달된 첫사랑의 편지로 인하여

정처없이 맴돌던 마음을 다잡게 된다.


소극적이여서, 혼자가 되는게 싫었던 아야카는

뜬금없이 배달된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의 편지로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친구들을 찾아나선다.


거기에 담아내지 못했던 천국 택배 배달부

나나하시의 이야기까지.


각자의 사연을 가진 4명의 인물이

고인의 유품을 배달해주는 천국 택배로부터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으며

변화와 감동의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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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위로를 건네는 힐링의 한 페이지


제목만으로도 궁금하게 만드는 작품들이 있다.


천국에서 온 택배 라니.


고인의 유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어떤 이야기가 담기게 될지 궁금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위로를 건네는,

그러면서 감동도 주는 이야기가 아닐까?


책을 펼쳐보니 예상 그대로였다.

각자의 사연이 담긴 이야기는 저마다의 감동과 아픔과 위로를 주지만,

그 중 '밤 10시의 숨바꼭질'이 가장 인상깊었다.


항상 숨바꼭질을 함께 하는 사이였지만,

마음을 전하지 못하고 끝나버린 학창시절.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흘러 알게 된 그때의 시그널.

나도 모르게 몰입이 되면서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여서 참 좋았다.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했던 건

선생님의 편지로 친구들을 찾아나선 아야카의 이야기였는데,

그때의 인연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진심으로 서로를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결말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런 결말이 가능하도록 개개인을 진심으로 바라본

선생님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하늘에서 전하는 마지막 인사를 배달해 드립니다."


그 말처럼,

하늘에서 보낸 선물로 인하여

꽉 막힌 것만 같던 마음에 작은 바람을 불어넣어

따뜻한 미소를 짓게 해주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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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간 의사 - 영화관에서 찾은 의학의 색다른 발견
유수연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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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편의 영화 속 의학 이야기


의사는 영화를 어떻게 바라볼까?

에서 출발한 흥미로운 관점의 이야기.


21편의 영화 중에서는

감상했던 영화도 있었고,

아직 보지 않은 영화도 있었다.


봤던 영화는 내가 보면서 즐겼던 것과는 다른,

의학적인 시선으로 보는 것에 대해 새로움을 느낄 수 있었고,


안봤던 영화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를 얘기해줘서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곤지암'을 통해 병원이라는 장소가 주는 공포스러움이

과거 병원의 이미지에서부터 시작되었음을 알려주었고,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통해 그저 모험을 그린 것이 아닌

어머니의 상실로 인해 발생하는 슬픔과 애도에 대한 형상화임을 알려준다.


'새벽의 저주'라는 좀비 영화를 보면서

좀비의 특성과 유사한 증상을 발생시키는 바이러스를 떠올리고

광견병 바이러스와의 유사성을 생각한다는 건

의사의 지식을 가진 화자가 아니라면 연관짓지 못할

그런 색다른 관점이었다.


'올드보이'를 보면서 그리스 신화와 동치하고

이우진과 그 누나를 일종의 신격으로 생각하며 그의 복수가

합당해진다는 생각 또한 놀라웠다.


다만, 스스로 신화 덕후라고 얘기해서 그런건지

대부분의 영화에서 그리스-로마 신화를 연결짓는 부분은

조금 아쉽다고 느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화가 깊숙이 들어와있다.


신화를 연결지어서 얘기해서 재미있고 흥미로운 부분도 있지만,

계속해서 신화가 연결지어져서 조금은 지치는? 그런 부분도 있었던 듯 하다.


들려주는 이야기 중에는

알츠하이머와 관련하여 서술한 '스틸 앨리스'를

꼭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양한 의학적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매드맥스'시리즈에 대한 얘기도 재미있었다.

의학적 관점과 신화와 연결짓는 이야기로

영화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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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편들, 한국 공포문학의 밤 화요일 : 사람의 심해 중편들, 한국 공포문학의 밤
이마음 지음 / 황금가지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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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보다 싶고 어두운 인간의 심해 그리고 저주


소씨 가문의 비밀.

죽은 이의 몸에서 수산물이 끊임없이 나오는 핏줄.

그건 축복일까, 저주일까.


정유는 자신의 가문이 싫었다.

죽은 이를 가지고 부를 축적하다니.


자신도 죽으면 수조에 갇힌 채로 이용당한다고 생각하니

도저히 그곳에 있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바깥세상(?)도 녹록치는 않았다.


몇번을 걸쳐 자리잡은 직장에선 추파를 던지는 이들도 있었고,

새로 바뀐 사장은 저렴한 월급에 성과금을 운운하며

반강제로 부서이동이 되었다.


거기다 빚까지 있는 상황이라

어떻게든 성과금을 받을때까지만 버텨보자며 견뎠다.

하지만 절망은 기다려주지 않았다.


아버지의 부고소식에 향한 집.

지하에 있는 수조를 보는 순간 구역질이 올라왔다.

이런 집안에 자신의 상황을 털어놓을 순 없었다.


현실은 암울하고, 돌아갈 곳은 괴롭다.

성과금까지 엎어지며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정유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으로 복수를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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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의 몸에서 수산물이 나온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우울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정유의 삶은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진퇴양난의 상황이었다.


집으로 돌아가기엔 끔찍한 가업을 함께 해야하고

밖에서 버티기엔 금전적인 압박이 너무 심하다.


버티자. 버티자. 버티자.


그렇게 되뇌고 또 되새겨보지만

희망으로 바라던 것이 무너진 이후엔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이 그녀를 사로잡는다.


다른 선택은 없었던 걸까.


정민과 터놓고 얘기를 해봤더라면

뭐라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정유의 뒤를 따라가며 이야기에 몰입했기에

마지막을 장식한 엔딩은

더 없이 슬프고, 더 없이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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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편들, 한국 공포문학의 밤 월요일 : 앨리게이터 중편들, 한국 공포문학의 밤
전건우 지음 / 황금가지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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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히도 암울한 현실의 공포를 선물한다.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나'는 여의치 않은 집안 사정으로

반지하방의 침대 위에서만 지내게 된다.


엄마의 간호를 받으며 겨우 왼손 하나만 움직일 수 있는데,

기댈 곳이 없던 엄마가 그놈을 데려온 순간 매일이 악몽이 되었다.


그럴 줄 몰랐다는 엄마의 후회가 뒤를 이었고,

반지하방에 들어앉아버린 그놈은 전신마비 환자인 나를 통나무라 칭하며

시도때도 없이 엄마를 폭행하곤 했다.


이보다 절망적일 수 있을까.

엄마가 고통받는데도 그걸 지켜볼 수밖에 없다니.


그렇게 괴롭던 여름의 어느날.

하나뿐인 선풍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그놈때문에

욕창이라도 생길까 최신 선풍기를 사온 엄마에게

앨리게이터가 이빨을 드러냈다.

그것도 매우 사납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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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게이터는 악어의 한 종류인데,

이야기 속에서 앨리게이터는 주인공을 위협하는 공포의 대상이다.


전신마비로 꼼짝도 할 수 없는 나를 향해

끝도 없이 계속되는 절망의 늪.


그 안에서도 살고 싶다는 본능 하나와

아들을 위해 발버둥치는 엄마의 모습이

끝끝내 늪을 빠져나오게 하는 힘이 되었다.


이야기는 너무나 슬펐다.

그리고 안타까웠다.


읽는 내내 현실의 공포가 다가와

마음을 지독하게 짓눌렀다.


귀신과 같은 존재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눈에 보이고 있음에도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공포 문학의 밤을 여는 첫번째 이야기로

매력적인 '앨리게이터'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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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세븐 킬러 시리즈 3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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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지리도 없는 킬러의 호텔 탈출기


간단한 임무라고 했다. 

딸의 그림을 남자에게 전달하기만 하면 되는 정말 간단한. 

그런데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 

호수를 잘못 봐서 들어간 곳에서 사건이 일어나더니, 

급하게 내려가다 도와달라는 요청까지 받는다. 

게다가 업자 천지가 된 호텔이라니. 

무당벌레는 이곳에서 무사히 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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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운이 나쁜 킬러의 이야기


'무당벌레' 나나오는 간단한 일을 맡아도 큰일이 되어버린다.

간단히 가방을 전달하면 되는 일이

죽고 죽이는 생존게임이 되어버린 불릿트레인에 이어

트리플 세븐에서는 높이 솟은 호텔로 무대를 옮겼다.


그림을 전달하면 되는 간단한 일은

업자가 모여들어, 누군가는 지키고, 누군가를 죽여야하는

또 한 번의 생존 게임이 되어 버렸다.


나나오는 그럴 계획은 1도 없었지만,

첫 단추부터 잘못끼운 '실수'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는 가미노의 부탁을 어쩌다가 수락해버린다.


게다가 가미노와 엮이는 바람에

1층으로 내려가려던 계획은 어긋나버리고

육인조 업자에게 위협받는 상황까지 되어버렸다.


나나오는 모든 위협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을까?


가미노를 지키고, 마리아에게 위험 상황을 전하고,

호텔에서 탈출해야 하는 미션을 완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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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 그려지는 고군분투 탈출기



이사카 고타로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불릿트레인'을 영화로 봤기 때문에

극 중에 등장하는 열차 사건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단순히 가방을 전달하기 위해 탔던 열차에서

다양한 킬러들과 조우하고 끝내 살아남았던 그 작품.


조금은 어지러우면서도 액션을 보는 맛이 있었는데,

이번 '트리플 세븐'에서는 스펙타클한 장면은 없었음에도

긴박함이 느껴지고, 쫄깃한 긴장감이 흐르는

명장면이라 부를 수 있는 부분이 더러 있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나오와 가미노가

육인조의 나라와 마주하고 시선을 맞대는 장면은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부분이었다.


바람총과 독화살로 무장한 육인조.

시체 처리를 맡은 담요와 베개.

모든 걸 기억하는 가미노와 코코.

의아함이 놀람으로 바뀌는 요모기 장관과 사토.

경호원으로 고용된 콜라와 소다.

그리고 나나오와 마리아.

이누이까지.


등장하는 인물이 많아서 어지러울 수 있는데,

처음엔 헷갈렸지만 읽을 수록 재미가 붙어서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무당벌레, 나나오의 앞날엔

또 어떤 '간단한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길게 펼쳐진 열차와 높게 솟은 호텔.

어쩌면 다음은 푹 꺼진 지하가 될지도.

부디 끝까지 살아남아 시리즈가 이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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