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그는 되살아난다 - 수련의 시바 카즈키의 수술 진료 기록 카드 토마토미디어웍스
고도리 시키 지음, 김진환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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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메디컬, 반전에 약간의 로맨스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으며, 의료가 벼랑 끝에 서 있더라도
언젠간 반드시 의사는 되살아난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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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는 되살아난다 - 수련의 시바 카즈키의 수술 진료 기록 카드 토마토미디어웍스
고도리 시키 지음, 김진환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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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나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수련의 시바 카즈키는 난치병 환자 하루카의 주치의이기도 하다. 

수술만 받으면 나을 수 있을 거라고 그녀를 설득하며 맞이한 수술날. 

예상치도 못하게 수술이 실패하며 하루카가 죽게 된다. 

괴로워하던 그의 앞에 다시 수술 전 날의 풍경과 목소리가 들리고, 

시바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수술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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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할게. 

난 널 살릴 거야.


사명감 때문에 의사가 된 것이 아닌,

그저 돈을 벌기 위해 선택한 직업.


수련의가 되었지만, 의사는 못할 짓이란 생각을 가진

시바에게 '돌팔이'라 말하는 여고생 하루카.


'타카야스 동맥염'이라는 난치병이지만,

협심증을 없애기 위해 관상동맥 우회술을 하면

예후가 나쁜 질환이 아니다.


거기다 수술을 집도하는 건 명의라 불리는

칸자키였으니까, 시바는 수술이 성공할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수술이 실패했다.

수술 전날, 하루카와 찾았던 신사에서 꾼 불길한 꿈처럼

하루카는 관에 누워 장례식을 맞이하고 있었다.


'만약에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렇게 된다면 하루카와 했던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한 순간, 방울 소리가 들리며

극심한 두통이 찾아왔고, 놀랍게도 수술 전날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이번에는.

하지만 수술은 매번 실패하고,

시바는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


어떻게 해야 하루카를 살릴 수 있을까?

시바는 반복되는 타임루프 속에서

하루카를 살리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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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루프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열쇠.

하루카를 구하는 것.


도저히 바꿀 수 없는 실패에

시바는 의사로서 이미 죽은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수없이 반복되는 무한의 루프.

그리고 수없이 반복되는 하루카의 죽음.

그 앞에서 무슨 방법을 써도 안 된다는 걸 알았을 때,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좀처럼 갈피를 잡을 수 없어서

다 내려놓아버린 그 시점에 '치명적으로 이상한 부분'을 알게 된다면,

비로소 하루카를 구할 방법을 알게 된다면.

그렇게 시바는 다시 한 번 약속을 지키기 위한 힘을 낸다.


무한루프를 소재로 삼으면서도

막히는 부분 없이 술술 읽힌다.


신사에 얽힌 이야기와

무한루프의 판타지적 설정,

그리고 현직 의사의 지식으로 만들어낸

이야기의 후반부는 놀라움을 자아낸다.


시바가 알아낸 '이상한 부분'은

그가 하루카를 살리기 위해 공부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부분이고,

루프의 감옥에 빠진 상태로 포기해버렸다면

영원히 알아채지 못할 부분이기도 했다.


일본의 의료시스템을 꼬집기도 하면서

의료가 벼랑 끝에 서 있더라도,

언젠가 반드시 의사는 되살아난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보낸다.


메디컬, 미스터리, 반전, 약간의 로맨스(?)

어느 것 하나 놓지 않았던

꽤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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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
지미 라이 지음, 이지은 옮김 / 모모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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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전의 만남, 그리고 청춘18 티켓


그때의 짧았던 인연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여름을 함께 보내며 서로를 향한 감정이 싹튼 것을 느끼지만, 

아미가 대만을 떠나며 이별을 맞이했다. 

그리고 18년이 지나 작곡가가 된 지미는 불현듯 아미의 흔적을 따라 일본으로 향하고, 

오래전 아미가 알려준 18청춘 티켓을 들고서 그녀의 고향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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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의 끝에서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일본으로 훌쩍 떠나며 지미가 사라진 대만에선

그의 집에서 발견한 다이어리를 읽으며

18년 전, 지미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안치가 있다.


지미의 곡으로 데뷔했고, 지미와 연인이었던

잘 나가는 슈퍼스타 안치는

지미의 다이어리를 읽으며 그와 아미의 이야기를 알게 된다.

한편, 18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일본으로 향한 지미.


아미가 알려주었던 청춘 18 티켓을 발권하여

무작정 기차에 올랐다.


순백의 설원을 지나고

여행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과 얘기도 나누며

지미는 조금씩 아미의 고향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5일 간의 여행.

다섯 번의 티켓 도장.

그 끝에서 지미는 아미를 만날 수 있을까?


무작정 떠나간

이 여행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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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청춘18 티켓,

그리고 한국의 내일로 여행.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만들어진 영화

<청춘 18X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에서

18X2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야기를 읽다보면 자연스레 알게 된다.


18살이 되던 해의 만남,

18년이 지나 떠나게 된 여행,

그리고 18년만의 만남과 청춘18 티켓.


청춘18이 정말 있는건가 해서 검색해보고선

우리나라의 내일로 티켓을 떠올릴 수 있었다.


며칠 동안 자유롭게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하자!


청춘, 이라는 그 이름에 딱 어울리는 방식이 아닐까.

물론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ㅎㅎ


지미의 이야기를 함께 하며

가슴이 몽글몽글한 열여덟의 마음을 느꼈고,

나도 모르게 설레는 재회의 마음도 느낄 수 있었다.


'여행'이 주는 건 생각보다 많다.

답답하던 가슴이 뻥 뚫리는 개운함을 주기도 하고,

생각지 못한 만남으로 설레임을 주거나

처음 보는 풍경에 놀라고 즐겁기도 하다.


이야기 속에서 지미는

무작정 떠난 청춘18 여행에서 그런걸 느낀다.

그리고 그 끝에 포기하고 내려놓으려 했던 것에 대한,

자신이 잊고 있던 그때의 감정이 다시 샘솟는다.

아쉬운 건 역시 결말이 아닐까 싶은데,

그렇지 않을까? 라고 의심하면서도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이 맞아버려서 조금 실망했다.


하지만 책을 덮고 리뷰를 쓰며 다시 보니

그런 엔딩이어야 다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여행의 기분을 느끼게 하면서도

그때의 풋풋함과 그 감정이 느껴져서 좋았던

<청춘,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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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자 시호도 문구점 2
우에다 겐지 지음, 최주연 옮김 / 크래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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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점에서 펼쳐지는 포근한 이야기


진열된 물품을 소중히 여기고, 신권으로 거스름돈을 주는 곳. 

문구점에 들어왔다가 고민까지 해결하게 만드는 신비한 공간. 

긴자 시호도 문구점에는 마음을 녹이는 이야기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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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긴자 시호도 문구점입니다.



결혼을 앞둔 외동딸이 남긴 메시지 카드를 따라

긴자 시호도 문구점을 찾은 '지다' 부부.

문구점 2층에 준비된 딸이 남긴 생애 사진을 보며

함께했던 지난 추억에 가슴이 먹먹하게 젖어온다.



자기 생각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하루나'

마지못해 온 듯한 축구부 에이스 미하시와 함께

시호도 문구점에서 직업체험을 하게 되었다.

동경하던 곳이라 긴장되는 시간이었지만, 미하시로 인하여

스스로도 놀랄만큼의 변화를 겪게 된다.



쓸쓸하게 정년퇴직을 맞이한 '도가와'

긴자에 있는 회사를 나와 시호도 문구점을 지나다 만난

다카라다 겐과 대화를 나누며 신입시절 자신을 돌봐준 회장님과의 추억을 떠올린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문구점으로 발을 들인 그에겐

생각지도 못했던 놀랄만한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겐과 단 둘이 온천 여행을 떠난 '료코'

폭설 예보로 인하여 급하게 돌아가게 된 기차 안에서

문고본에 끼워둔 책갈피로부터 시작된 두 사람의 첫만남 이야기가 펼쳐진다.



세계적인 무대 미술 감독 '토미 데이비스'

업무차 일본에 방문한 그는 색연필을 사기 위해 시호도 문구점을 찾고

겐은 그에게서 선대가 운영하던 때의 인연을 듣게 된다.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던 오랜 관습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다면

그건 마땅히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닐까.



별거 아닌, 그저 스쳐 지나갈 지도 모를 문구 하나.

누군가에겐 소중히 간직하게 되는 추억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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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마음이 따스해지는 이야기


내가 쓰고 있는 문구용품에

어떤 추억이 있는지를 떠올리게 만들었던

긴자 시호도 문구점.


다시 돌아온 두 번째 이야기에는

1편보다는 좀 더 가벼운(?) 고민이 담겼다.


1편에선 전처의 조의문을 쓴다거나, 첫 월급으로 선물을 산다거나,

3년간 고백못한 짝사랑에 사직원을 사러 온 직원까지

어느 것 하나 가볍지 않은 고민이 담겨 있다 싶었는데,

2편은 전작보다는 가볍다.


그렇다해서 안에 담긴 메시지까지 가벼운 건 아닌데,

색연필에 관련된 마지막 이야기는 '관습'에 대한 걸 비판하기도 하고

가위에 관련된 이야기에선 자기 생각을 표현해야한다며 꾸짖기도 한다.


스마트폰의 편리함으로 인하여

'쓰는 것'을 펜이 아닌 손가락이 대체하고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되었던 긴자 시호도 문구점은

'터치'로 모든 게 이루어지는 요즘 세상에

아날로그적인 감성으로 마음을 어루만지는

그런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겐과 료코는 언제쯤 이어지게 될까?

일본에서는 시리즈가 5편까지 이어졌다고 하는데,

눈치 없는 겐이 언제 쯤이면 료코의 마음을 알아줄지

그걸 보는 재미가 하나 더 해져서 다음 편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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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하이드어웨이
후루우치 가즈에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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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에게나 나만 알고 싶은 장소가 있다


빌딩으로 가득찬 삭막한 도시에도 마음 쉴 곳이 있다.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는, 

한숨 돌릴 은신처가 필요한 모두를 위한 여섯 편의 이야기가 

마음 속에 살며시 스며든다.


--------------

가슴이 답답하다. 답이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한숨 돌릴 장소가 어딘가엔 있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전자상거래 업체 파라웨이

물류창고에서 본사 마케팅팀으로 오게된 기리토는

잘 나가는 동기인 나오야로부터 무슨 낙으로 사냐는 말을 듣는다.


자신과 방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그런 말을 들어야 하는 걸까?

반사적으로 그 자리를 피했지만, 그 말은 마음 속에 박혀버렸다.

그러면서 과거 아버지와의 일이 기억 속에서 되살아난다.


그러던 중, 거침없이 나아가는 시스템 팀의 리코를 보게 되고,

홀린듯이 그녀를 뒤따라 '한낮의 플라네타륨'에 들어가

하늘 가득 펼쳐지는 은하수의 황홀경에 빠져든다.


그곳에서의 만남이 계기가 되어

기리토는 리코와 대화를 나누게 되고

미워하기만 했던 아버지에 대한 인정욕구와

가슴앓이처럼 남아있던 죄책감을 떠나보내게 된다.


플라네타륨에서 위로받는 리코와 기리토,

전시된 배를 통해 방주를 떠올리는 에리코,

복싱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기리토,

미술관에서 힐링을 하는 히사노,

해파리와 같은 삶이라는 미쓰히코,

그리고 혹성에서의 리코와 기리토.


제각기 다른 상황에서의 은신처를 맞이한

여섯 편의 이야기가

가슴 깊이 공감을 불러온다.

--------------------


은신처는 결코 도피처가 아니다.

은밀히 힘을 기르는 곳이다.



이야기를 읽다가 지난 직장생활을 떠올렸다.

그때의 나에겐, 힘듦을 겪던 나에겐

은신처라는 곳이 있었던 걸까.


생각해보면 그런 장소는 딱히 없었던 것 같다.

일이 끝나면 지쳐서 잠들기 바빴고,

깨어있을 땐 다시 일하러가기 바빴다.


어쩌면 작품 속 '기리토'와 같이

그렇게 애를 쓰며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그게 당연하다 생각했고,

그렇게 해야만 되는 줄 알았다.

지나고나서야 너무 애를 썼음을,

대다수는 그렇게 하지 않음을 너무 모르고 살았다.


여섯 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때가 떠오르면서 공감되는 사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책을 덮기 전, 작가의 말에는

'도망치는 건 어렵더라도 잠시 숨는 건 가능하지 않을까.'

라며 은신처가 필요한 우리의 이야기라고 했다.


그 말처럼,

숨가쁘게 살아가야하는 우리에겐

쉼표,를 찍어야할 나만의 숨쉴 곳이 있어야 한다.


다시 한걸음 나아갈 힘.

우울한 상태를 벗어날 힘.

우울한 마음을 떨쳐낼 힘.

'나' 자신으로 우뚝설 힘을 키우고 지킬 그런 곳.


지금의 나에겐

한숨을 돌릴 특정한 장소는 집이 되었다.

일이 고되더라도, 집에 오면 반겨주는 이가 있다.

얼굴을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게 만드는

바이러스 같은 녀석들이 있다.


플라네타륨, 미술관, 아쿠아리움.

마음을 달랠 수 있는 특별한 장소가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편안한 장소가 되어야할 '집'이

나에겐 최고의 은신처가 아닌가싶다.


웃고, 떠들고, 마음을 나누고,

그렇게 다시 하루를 나아갈 에너지를 얻고,

다시 돌아와 배터리를 충전하듯 힐링하고.


특별하지 않아도, 평범하다해도

그저 좋은 오늘 하루.

그것만으로도 좋지 아니한가.


그런 생각을 하며,

옆에 있는 행복바이러스를 보며

이야기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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