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을 사는 너와 죽는 나의 10가지 규칙
닌겐 로쿠도 지음, 김현화 옮김 / 마시멜로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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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이 사랑한 여자, 불사신을 사랑하게 된 여자.


사랑하는 존재를 떠나보낸 뒤, 마음의 문을 닫은 '마히루' 

그리고 그런 그녀의 마음을 단숨에 가져가버린 영원을 사는 남자 '기리히토' 

죽지 않는 남자와의 사랑에 필요한 10가지 규칙. 

하지만 이 이야기는 그 규칙을 깰 때까지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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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부터 약속을 깰 때까지의 이야기


왜 약속을 깨야만 하는 걸까?

약속을 깨지 않고 사랑할 순 없는걸까.


불사신과 사랑하기 때문에,

영원을 사는 그와 달리

그녀에겐 시간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그래서 규칙이 있는 걸까?


잔혹한 운명으로 간다는 10가지 규칙의 끝은

어떻게 마무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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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시선을 잡아끄는 제목


불사신과의 로맨스.

그 끝은 슬픔일까, 행복일까.


불사신을 관리하는 곳이 있고,

평범한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인원 수를 제한하고 있다는 설정.


거기다

불사신과 인간 사이에서 아이가 2명 이상

태어나지 않으면 불사신의 특성(?)이

아이에게서 발현될 수 있기에

첫 아이가 태어난 뒤, 일정기간이 지나면

관리기관에서 아이를 데려간다는 설정.


기대를 가지게 만드는 제목과는 달리

이야기는 조금 쏘쏘했던 것 같다.


불사신 사이의 우정,

불사신과의 사랑, 그리고 결실.

그 뒤에 찾아오는 위기와 행복까지


잘 짜여진 이야기여서 막힘없이 읽을 수 있었지만,

마녀를 소재로 했던 '가끔 너를 생각해'와 같은

재미있고, 감동적이며, 슬픈 이야기를 상상했었기에

그 기대치에는 조금 미치지 못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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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의 너를 나는 영원히 잊지 않아 토마토미디어웍스
후유노 요조라 지음, 박주아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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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찍는 사진이 영정 사진이 될 거란 걸 알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벼운 마음으로 동급생의 전속 사진작가를 하겠다고 말한 테루히코. 

사진 촬영을 위해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며 추억도 쌓여만 간다. 

그러던 중, 카오리의 병에 대해 알게 되고 

테루히코는 더 이상 사진을 찍을 수 없다고 말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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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나는 그녀를 어떻게 대해야 하지?


항상 웃고 있는 그녀, 아야베 카오리.


주변에 함께 하는 이들마저 그녀와 있으면 웃음이 머문다.

그런 그녀와 테루히코가 엮이게 된 건 불꽃놀이가 있던 날이었다.


아름답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서

무의식적으로 카메라를 들었던 그 순간,

렌즈 안에 그녀가 담겨 있었다.


몰래 찍으려던 그 일을 빌미(?)로 사진 작가가 된 테루히코.

그녀와 정반대의 성격이었던 그는

카오리와 함께 하며, 그녀로 인해 웃고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런데....

병원에서 일하는 엄마로 인해

카오리의 병에 대해 알아버렸다.


테루히코는 카메라를 놓겠다고, 사진작가가 될 수 없다고 말하는데...

항상 웃던 그녀가 울고 있었다는 얘기와 그녀와의 추억에

마음이 흔들린다.


병에 대해 알게 된 지금,

테루히코는 그녀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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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계속 웃었으면 좋겠어.


또 한 편의 시한부 로맨스를 만났다.


청춘 로맨스를 중심으로 시한부라는 설정을 가미한

일본 소설 특유의 감성을 좋아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사진 작가'와 '모델'로 연결된

조금은 특별한 동급생 사이에서 출발한 이야기였다.


테루히코는 카오리를 만나게 되면서,

그녀를 모델로 사진을 찍게 되면서 바뀌게 되었다.


카오리는 테루히코는 만나게 되면서

죽고 싶지 않아졌다. 그를 만나지 못하는 게 두려워졌다.


항상 웃고 있는 카오리가 감춰뒀던 속마음을

그녀와 함께하는 시간이 지나갈수록

테루히고도 알게 되었다.


그녀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테루히코가 선택한 건 역시 사진이었다.

그녀와의 추억을, 함께한 기억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

아름답고 예쁜 모습을 찍어주는 것.

그런 방법으로 그녀를 위로해주는 것.


청춘의 한 페이지에 짧은 만남이었지만,

테루히코의 기억 속에 영원히 잊지 못할,

코팅된 사진처럼 지워지지 않을

그 순간의 너를 기억하고 싶다.


너는 계속 웃었으면 좋겠다는 그 말이

음성이 되어 머릿속에 여운처럼 맴돌아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슬픈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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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물
전건우 지음 / &(앤드)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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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들이 검은 강이라고 부르는 그곳.


한밤에 통. 통. 

문을 두드리는 존재가 나타나면 무시해야 한다. 

문을 열면 수귀가 들어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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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귀의 정체는 무엇일까.


tv프로그램 '비밀과 거짓말' 제작진은

물귀신이 나온다는 제보를 받고서 현천강으로 향한다.


메인작가인 전수라는 이번 기획에 반대했지만,

제보를 받았다던 조희정 작가와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박재민 피디의 강한 주장으로 밀어붙여졌다.


막내 작가 민시현은 30년 전의 홍수 사태를 겪고서

문을 두드리는 섬뜩함을 얘기하는 인터뷰를 따내지만,

본격적으로 촬영에 들어가기 무섭게 의아한 일이 연이어 터진다.


애기신녀를 향해 달려들던 수상한 여자.

제보를 받은 조희정의 실종.

갑작스런 폭우와 전수라의 죽음.

그리고 대피한 마을회관에서 들려온 한밤의 노크소리.


사이코메트리 능력이 있는 민시현은

피묻은 댕기 조각을 통해 누군가 이 마을에서 죽임을 당했다는 걸 알게되고,

전수라 작가가 조희정 작가와 얘기를 나눴다는 걸 알아채지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서만 끙끙댄다.


그러다 애기신녀를 보좌하던 동욱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이미 누군가의 몸에 들어간 수귀의 정체를 추격하기 시작하는데...


수귀의 정체는 뭘까?

현천강이 흐르는 이 마을에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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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으로 만나고 싶은 이야기


섬에서 일어난 좀비사태를 그린 '슬로우슬로우 퀵퀵'과

의문의 산발귀 사태를 그린 '불귀도 살인사건'에서도 느낀 거지만


전건우 작가님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쉽고 잘 읽히면서도 몰입되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욕망'을 매개로 하여 만들어낸 흥미진진한 이야기.

호러오컬트 장르를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도

전건우 작가님의 작품은 읽을 때마다

영상으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어두운 물에 나오는 인물이 실제로 그려진다면?


한 여름의 무더위를 단번에 앗아가버릴

오싹하고 등골이 서늘한 오컬트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단순히 물귀신만 나오는 것이 아닌,

그 뒤에 담긴 서사가 촘촘하게 짜여 있고


중간 중간에 들어간 인터뷰 또한

더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역할을 해서

이야기를 읽는 내내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수귀, 물귀신이라는 소재를

이렇게 맛깔나게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야기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재미있었던,

여름에 어울리는 오싹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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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뉴어리의 푸른 문
앨릭스 E. 해로우 지음, 노진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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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열린다.


그리고 모험이 시작되었다. 

착한 아이로부터 벗어나는, 사랑하는 이를 찾아 떠나는, 미지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렇게 돌고 돌아 다시 만나게 되는 가슴 뭉클한 모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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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새로운 세계


로크하우스에서 지내는 재뉴어리 스칼라.


아빠인 줄리언 스칼라는 로크의 일을 돕느라 해외에 나가있다.

자연스레 양자처럼 로크의 손에 (정확히는 로크의 돈에) 키워지게 된 스칼라는

'착한 아이'라는 프레임에 씌워진 채로 성장하게 되고,

그러다 자신만의 보물상자에 새로 나타난 '일만개의 문'이라는 책을 발견하게 된다.


첫장을 펼치고 읽어내려간 일만개의 문.


거기에는 애들레이드 리 라슨과 율 이안 스칼라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는데

'스칼라'라는 성에서 짐작하듯, 책의 중반부에 재뉴어리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자신의 부모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안정적이고 보호받고 있지만, 갑갑한 생활을 해야하는 로크하우스

하지만 일만개의 문을 통해 아빠와 엄마의 존재를 알게 된 재뉴어리는

착한 아이의 탈을 벗어버리고 집을 뛰쳐나오려한다.


로크는 그녀를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정신병동에 감금시키지만,

재뉴어리는 그곳에서 탈출하여 제인과 새뮤얼을 만나게 되고

자신을 뒤쫓는 이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아빠를 찾기 위해

새로운 모험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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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한 편에 담아내기엔 너무 방대하다


푸른 문을 지나 사랑을 찾아 떠나는

애들레이드의 이야기를 읽으며,


재뉴어리에게 남기기 위해 이야기를 남긴

줄리언의 이야기를 읽으며,


두 사람의 이야기에 눈물 짓고,

때론 용기를 얻고, 한 걸음 성장하게 되는

재뉴어리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니아 연대기'나 '황금나침반'과 같은

판타지 영화를 떠올렸다.


모험을 메인으로 삼지만, 전투와 마법이 펼쳐지는 것과 달리

'재뉴어리의 푸른문'은 평범(?)한 소녀가 자신의 근원을 찾아나서며

점차 성장하고, 적으로부터 벗어나며

기어코 가족을 찾아내는 모험기를 그려냈다.


문을 여는 능력을 제외하면 지극히 평범한,

오히려 1900년대의 나약하고 차별받는 소녀가

아버지가 쓴 '일만개의 문'에 용기와 위로를 받으며

고통을 이겨내고 나아가는 이야기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면서도 응원하게 되는

신비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재뉴어리의 이야기는 재미있지만,

548페이지나 되는 방대한 이야기에

조금은 지치는 느낌도 있었다.


세계를 넘나들며 여러 풍경을 그려내고,

여러 유물이나 물건, 만나는 사람들을 담아내다보니

헷갈리는 부분도 있어서 그런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


2권에 나눠서 나왔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러기엔 중간에 끊어내기가 애매해서 그런 것 같기도.


'소녀는 그 문을 열었다.'


그렇게 썼더니 이루어진,

다른 세계와 연결되는 문의 중간지대를 오가는

재뉴어리의 모험은 끝날 듯이 끝나지 않는다.


쉴 새 없이 흘러간 이야기가 마지막을 고하면,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 위를 항해하며

미지의 세계 곳곳을 여행하게 될

재뉴어리의 다음 여정이 궁금해진다.


영상으로도 보고 싶은,

나도 한 번쯤, 그 문을 열어보고 싶은

그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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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바다에서 왔다 - 제11회 네오픽션상 우수상 수상작 네오픽션 ON시리즈 27
국지호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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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 무언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미스터리한 일이 생길 수는 없을 테니까. 

소운, 연호와 진겸, 영의에게 찾아온 눈에 보이지만 진짜가 아닌, 

하지만 진짜라고 생각되는 그들의 존재 앞에 

낭떠러지까지 떠밀려있던 이들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자연스레 믿고 의지하는 것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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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이루어졌으면하는 소원이 있으면,

바다에다가 빌면 돼. 그럼 진짜 그렇게 될 거야.


그게 무슨 바보 같은 소리냐고 생각했다.


예전엔 때때로 같이 놀았지만, 학교를 옮긴 이후

새로 만난 친구들의 분위기에 떠밀려 소운을 멀리하고 괴롭히게 된 동우.


치매 할머니와 함께 살며 견디기 힘든 나날이 계속되던 어느 날,

소운을 따라 두 명의 남녀가 집으로 들어왔다.


사진 속에서만 봤던 엄마와 아빠.

두 사람과 꼭 닮은, 그들의 등장과 함께 소운은 지금껏 가져보지 못한 행복을 느꼈다.


평생 친구라 생각했던 연호의 달라진 태도.

그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그저 끌려다니던 진겸.


죽기 싫지만, 현실에서 버텨나가기엔 앞이 캄캄했던 진겸은

방파제 위에서 검은 물에 비친 자신과 똑닮은, 하지만 다른 누군가를 확인한다.

그리고...

아웃사이더를 자처하던 영의와 그런 그녀에게 다가온 천주의 이야기까지


바다에서 온 그들로 인하여 삶이 바뀐 이들의 이야기가

흐르는 물처럼 스며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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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안타까움과 행복이 뒤섞여 있다.


내 안의 비밀스런 마음이 전혀 다른 형태로 모습을 드러낸다면?

감정을 먹고 자라 온전한 형체가 된다면?

국지호 작가는 그런 생각들이 모여 이야기가 탄생했다고 말한다.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예전에

죽은 사람들이 바다에서 다시 걸어나와서

자신과 관계된 사람을 데리고 다시 바다로 들어간다는

내용의 웹툰을 본 적이 있었다.


소운의 이야기를 읽었을 때,

욕조에 들어가 몸을 회복하는 장면을 봤을 때,

오래 전에 본 웹툰이 떠올랐다.


그때 본 웹툰이 어떤 이야기로 끝을 맺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섬뜩한 기억이었던 웹툰과 달리

이 작품은 안타까운 현실의 끝에 그들을 만나고서야 행복을 찾는,

세 사람의 이야기 모두가 그런 거여서

섬뜩하다기보단 애잔함이 더 앞섰던 것 같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둡고 검은 물.


그건 그 앞에 선 이가 마주한 현실을 보여준 게 아니었을까.

그래서 바다가 그들에게 선물을 보내준 게 아니었을까.

현실의 어두움을 걷어내고, 잠시라도 행복을 마주할 수 있도록.


짧은 분량이지만,

세 사람 각각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었던

그 바다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해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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