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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누이, 다경
서미애 지음 / 한끼 / 2025년 12월
평점 :

아빠의 절친, 경호 삼촌이 돌아가셨다.
그리고 삼촌의 딸,
다경이 우리 집으로 들어왔다.
다경과 민규의 가족은 절친을 넘어
서로 여행도 종종 가는 사이였다.
다경은 남동생 선규와 동갑이라서
민규에게도 동생과 같은 존재였다.
미묘한 기류가 흐르던 그날 전까진 그랬다.
그 이후 입시를 이유로 2년동안 여행에서 빠진 민규는
대학에 합격한 뒤, 여행에서 다시 만나길 기대했지만,
예기치 못하게 장례식에서 다경과 재회했다.
그렇게 그녀는, 민규의 집으로,
선규가 지내던 민규의 옆방에서 지내게 되었고,
그날부터 이 집의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다.
다경은 옆방에서
자꾸 소리를 내어 민규를 자극하고,
마치 딸이 된 것처럼 세라와 가까워지고,
방을 내어준 선규를 뒤흔드는 말을 한다.
다경이 여기에 온 이유는 무엇일까.
집에 있으면 부모님이 떠올라 무섭다던,
정말 그 이유 뿐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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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찾아낼 거예요.
찾아내서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여우누이, 다경이라는 제목과
심리 스릴러라는 장르 때문에
자연스레 '하영 연대기'를 그려냈던 시리즈가 떠올랐다.
잘자요, 엄마를 처음 읽었을 때
이야기 전체를 장악했던 심리 묘사를
너무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으로
설화 여우누이를 현대적으로 변주했다는 이야기에
기대를 품고 첫장을 펼쳤다.
심리 스릴러를 잘 살리는 작가님이기에
이번 작품 또한 각 인물의 심리가 잘 드러난다.
여행지에서 흔들리던 감정.
서먹해진 사이. 집에서의 재회.
혈기왕성한 남자 고등학생 민규의 마음이 잘 드러났고,
졸지에 방에서 쫓겨나게 되었지만
여린 마음으로 다경에게까지 화를 내지 못하는
선규의 마음도 잘 드러났다.
정환에 세라, 그리고 이야기의 주인공인 다경까지
각 인물들의 감정이 잘 다뤄져서
이야기를 읽는 독자 앞에 그 인물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잘자요, 엄마 부터 나에게 없는 것까지
하영의 성장을 3편에 걸쳐 봐왔기에
부모를 죽인 사람을 찾아내겠다거나, 여행지에서 낯선 남자에게 화를 내는
다경의 모습에서 아무래도 '하영'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가 없나보다.
다경의 등장으로 인하여 흔들리는 네 사람을 보여주는 것이 중심이기에
다경의 시점은 꼭 필요한 부분만 나오게 되었는데,
다경이 알게 된 부분을 경찰들이 몰랐을까? 라는 부분에선 의문도 뒤따른다.
다경은 정말 이 집을 홀려버린 여우누이가 맞을까?
어쩌면 보이지 않게 곪아가던 치부를 밝히러 온 존재가 아니었을까.
가볍게 읽기 좋은,
심리 스릴러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