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통역사
이소영 지음 / 래빗홀 / 2025년 10월
평점 :
난 여신이었어요.
그리고 떠났던 여신이 다시 돌아왔어요.
그래서 정신을 잃었음에도 볼 수밖에 없었어요.
내가 미쳤을까요?
-----------
1억의 대가로 시작된 법정 허위 통역
그리고 정의로운 쌍년의 추적
두 명을 죽인 살인 사건 용의자, 차미바트
네팔에서 정의로운 쌍년으로 불렸던 통역사, 도화.
1억을 대가로 차미바트를 범인으로 만드는 허위 통역을 했다.
그녀의 정신이 온전하지 않다면서,
그러니 심신미약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해야된다며.
그 말을 믿었다기보단 돈이 필요했다.
그래서 네팔인 친구가 있음에도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저 허위 통역으로 큰 돈을 버는 걸로 끝날 수도 있었다.
그렇게 변호사 재만과 다시는 만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도화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차미바트가 했던 말이 계속 걸렸다.
그걸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도화는 통역일이 끝났음에도 계속해서 움직였다.
이 땅 밑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자신이 엮여버린 건 대체 어떤 일인 건지.
하나씩 그 날의 진실을 향해 다가가던 도화는
그 끝에 '큰 분'이 있음을 알게 된다.
도화는 세상을 향해 진실을 말할 수 있을까?
꿈에 나타난 여신은 그녀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
출간 전 영상화가 확정되었다는 문구가
왜 그런지를 알 수 있다.
네팔의 여신과 살인 사건, 그리고 허위 통역이 엮여서
이렇게 흥미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다니.
이야기는 도화의 시선으로 진행되고,
통역이 끝났음에도 행동을 멈추지 않는
도화를 막기 위한 '악'이 뒤쫓는 형세가 되지만
도화는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는다.
네팔에서와 같이, 불의를 참지 않는
그야말로 '정의로운 쌍년'이었다.
도화의 성격은 위험을 자초하는 스타일이긴 했다.
사건 현장에 직접 가보는 것도 모자라서
거기에 있는 화장실을 사용하다니.
보통 담력이 아니라는 생각이었는데,
그렇기에 차미바트가 연루된 이 사건을
끝까지 파고 들어서 해결까지 이끌어내지 않았을까.
장면, 장면들이 머릿 속에 그려져서 좋았다.
이야기 전개도 빠르고, 몰입이 잘 되어서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재심과 같은 법정물과 스릴러가 결합되는
작품이 탄생할 것만 같았다.
거기에 요즘 기술로 '여신'의 존재까지 구현될 테니 더할나위 없을거다.
제3의 눈동자, 네팔의 여신.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행해지는 추악한 음모와 욕심들.
'정의'를 타고난 도화는
또 다른 위험을 마주해도 피하거나 도망치지 않겠지만,
이제는 곁에서 함께 싸워줄 이가 있어서
마냥 외롭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었다.
영상으로 빨리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