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없이 첫장을 열었다가
눈물이 맺히게 만드는, 울컥하게 만드는
그런 장면들이 가슴을 찌른다.
산책갈까?
네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지.
고기 먹자!
네가 꼬리를 흔드는 말이야.
목욕할까?
네가 정말 싫어하는 말이지.
책 속에 담긴 문장 하나, 하나는
나와 함께하는 반려견을 떠올리게 만든다.
목욕을 싫어하는 건 모든 개들이 그런 듯,
목욕만 하자하면 으르렁 대거나 숨어다니며 싫다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반려견의 시선으로 '나'에게 건네는 말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곁에 누워있는 나의 반려견이 마치 그 말을 정말 하는 듯 하다.
개와 말이 통하게 된다면
산책이 부족하다고, 더 놀아달라고, 더 맛있는 걸 달라고
가끔씩 화를 내지 않을까? ㅎㅎ
화를 내더라도 아플 땐 아프다고 말이라도 해줬으면.
나와 함께해서 행복한지 얘기라도 해줬으면.
그런 아쉬움을 언제나 마음속에 담아둔 상태라서
이 책을 한 장씩 두 눈과 마음으로 읽어가는 시간은
울적하고 슬픔이 맴돌았지만, 웃음과 행복이 머물기도 했다.
몸이 떠나더라도 언제나 곁에 함께 있다고.
네가 나에게 준 사랑은 모든 면에서 완벽했다고.
자신이 먼저 떠나는 이유는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너를 마중나가기 위해서라고.
언젠가 내 곁을 떠나게 되더라도
몸은 그렇게 보이지 않더라도 항상 내 곁에 있어줄 존재.
'안녕, 베일리'처럼 다시 곁으로 돌아와서 사랑을 함께 나눌 존재.
'나 항상 네 곁에 있어'는
지금 반려동물과 함께 하고 있다면,
혹은 떠나보낸 기억이 있다면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는 책이다.
그 울림에 빠진 채로 한글자씩 써내려가는 지금,
해맑게 웃고 있는 나의 개에게 묻고 싶다.
너는 지금 행복하니?
부족한 나와 함께 해서 조금 아쉬운 게 있을지라도
꼭 행복했으면, 그랬으면 좋겠다.
행복하자, 우리.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