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시피 월드
백승화 지음 / 한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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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귀전사 볼빨간


어린 시절 학교에서 발현(?)된 방귀로 인하여

한바탕 창피를 당한 이후에

끔찍하게도 싫어했던 능력이지만

지각하지 않으려고 조금씩 사용하고 있다.


그러던 중, 고가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한 걸 보게 되고

위태하게 매달린 버스를 구하기 위해

트렌치 코트에 쇼핑백을 머리에 써서 정체를 감추고는

능력을 사용하여 사람들을 무사히 구해낸다.


사람들은 의문의 영웅을 일컫어 '펌핑걸'이라 명하고

영웅으로 불리는 것에 뿌듯해진 다홍은

외할머니 몰래 펌핑걸 활동을 하다 위기를 맞게 되는데....



깜빡이는 쌍둥이 엄마


쌍둥이 육아에 지칠대로 지쳐버린 슬기.

남편은 육아를 도와주지 않고,

매일매일이 지옥과도 같은 나날이 반복이다.


어느날, 형광등이 깜빡이는가 싶더니

전기밥솥이 말을 하는 이상 증세를 겪게 되고

급기야 깜빡이며 남편까지 사라지게 만드는데,

그 타이밍에 집에 찾아온 의문의 사람들.

그들이 말하는 '레시피'란 대체 무엇일까.



살아있는 오이들의 밤


콩국수에서 덜어놓은 오이까지 먹은 박부장이

피를 토하더니 좀비로 변해버렸다.


탕비실에서 살아남은 3명은 공교롭게도 오이를 싫어한다.

그렇다면 O 바이러스 사태의 원인은

정말 오이로 인한 걸까?


우리는 탕비실을 위협하는 좀비 박부장으로부터

이곳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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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터져나오는,

하지만 우습진 않은 이야기들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누가 이런 상상을 이야기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방귀로 세상을 구한다니.

깜빡이다 남편을 사라지게 하다니.

오이가 바이러스가 되다니.


그 상상력에 읽는 내내 웃음이 머물렀다.

레시피 조사국이라는 기관도 독특했고,

'쿡쿠'라는 음성이 계속 머릿속에 맴도는 것만 같았다.


방귀전사 뿐만 아니라,

거인을 꿈꾸는 박만세도 웃겼고

그 아이템이 홍두깨에 메이드인 차이나까지

즐길 수 있는 요소가 가볍고도 다양해서 좋았다.


시종일간 웃음이 머물지만

이야기의 엔딩은 결코 우습지 않다.


방귀 전사 볼빨간은 능력을 깨우치고

친구들을 구하며 지난 일에 대한 후회와 더불어

변하지 않은 우정을 보여주었고,


깜빡이는 쌍둥이 엄마는 육아에 지쳐서 아이들이 미울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엄마라는 존재는 절대 하지 않을 선택지가 있음을

그저 쉼표가 필요했을 뿐임을 깨우치게 해준다.

방귀전사 볼빨간은 영상화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만약 실현된다면 영화 '하이파이브' 같은 느낌이 되지 않을까?

웃음 요소가 많으면서도 우정과 감동을 주는,

색다른 히어로물이 될 것만 같다.


독특한 세계로 만들어낸 재밌는 이야기.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작품,

레시피 월드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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