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에게 없는 것 ㅣ 하영 연대기 3
서미애 지음 / 엘릭시르 / 2025년 7월
평점 :

하영 연대기의 종착역
열한 살의 하영. 열 여섯의 하영.
그리고 스무 살의 하영.
한국을 떠나 전혀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는 그녀가 마주하게 되는
또 다른 위험은 어떤 결과를 불러 일으킬까.
----------
너는 거울 건너편에 서 있는 나야.
나유진.
하영은 미국에서 그런 이름으로 살아간다.
월세에 생활비에 빠듯한 급여.
그러던 유진에게 누군가 솔깃한 제안을 한다.
자신의 딸, 세나를 지켜봐달라고.
딸이 당신을 선택했다고.
괜찮은 아파트에 두둑한 급여까지 주겠노라고.
수상한 제안은 거절하는 게 맞지만,
그녀에게 그 제안은 너무도 달콤한 유혹이었다.
세나가 먼저 다가오게 만들며 친구가 된 유진은
집을 나서는 그녀를 뒤쫓다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고,
세나가 자신과 닮았다는 걸 알게 되는데....
--------------------
이야기의 완결편.
하지만 다소 아쉬운.
하영 연대기가 끝났다.
'잘자요 엄마'에선 연쇄 살인마와 하영의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선경의 심리가 잘 드러났고,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에선 고등학생이 된 하영이
친엄마와 잠시 머물렀던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며
과거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게 되고 결국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하영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며 재미를 더했다.
완결편인 '나에게 없는 것'은
난폭한 성향을 보이던 어린 하영이
한층 성장하는 모습을 넘어 성인이 되었기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되었다.
이야기는
어린 시절의 하영과 닮은 '세나'를 등장시키며
어느덧 성장한 하영이 자신과 닮은 세나를 피하게 되는
그러면서도 과거의 모습이 남아 있는 장면을 보여준다.
유진 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는 첫 페이지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지만,
이후 흘러가는 이야기는 이해하기 수월했고 잘 읽혔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미국에서 일어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다보니
1,2편을 통해 쌓아올린 선경은 아예 뒤로 밀려버렸고,
하영과 그녀를 닮은 세나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는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익숙함에 아쉬움을 남겼다.
1,2편에 선경과 하영의 연대가 어느 정도 만들어졌으니
3편에선 그걸 토대로 연결이 되지 않을까 했는데,
선경은 여전히 하영을 어려워하고,
하영은 여전히 선경을 낯설어한다.
선경은 과거의 두려움 때문에,
하영은 그때 선경의 눈빛을 알기 때문에,
서로가 그런 속마음을 꽁꽁 숨기고 있으니
관계가 발전될 리가 없는데,
그나마 동생의 존재가 숨통을 틔워준다.
이야기의 끝에서
마침내 연결되는 모습을 보이기에
머릿속에서 그려보는 이후의 이야기는
하영과 선경에게 평온을 선물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