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킬러
윤자영 지음 / 네오픽션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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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 그놈이 나를 배신했어!


교사가 학생을 살해하는 희대의 사건이 일어나고, 

교사 전조협은 국선변호인 박근태과의 접견에서 그렇게 주장했다. 


악의 씨앗으로부터 학교를 구하려했다고. 

이렇게 된 건 자신이 심어놓은 첩자였던 김하준이 배신해서 이렇게 된 거라고. 

그 놈이 제일 나쁜 놈이라고. 


정말 그럴까? 

그렇다면 착한 아이라는 다른 선생님의 증언은 어떻게 된 걸까? 

학폭 피해자이면서, 가해자 무리에 속한 아이, 김하준. 

소년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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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노출되며 괴물이 되어버린 학교.

외면하는 현실에 시클리드가 된 아이.


국선변호사의 역할은 단순했다.

굳이 가해자의 학교를 찾아가, 교장을 만나고

피해 학생과 함께 있던 학생을 만나고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세세하게 알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박근태는 왠지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았다.

서로 다른 증언이 나오는 한 소년, 김하준.

그에 대해 알아야 이 사건의 진실을 알 수 있을 것 같았기에.


짧은 분량 속에 '학교 폭력'이라는 무거운 주제로

괴로운 무대가 되어버린 학교라는 존재와

손을 내밀지 않는, 바로 잡을 수 없는 사회에 비판을 던진다.


예전에 체벌이 존재했던 시대에

'선생님'은 무서운 존재였고,

'학교'는 교화의 장소이기도 했다.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가 한 몸이라는

'군사부일체'가 통용시되던 시대를 지나

지금은 체벌 금지, 신고의 시대가 되어버려서

교권은 추락하였고, 비행 청소년을 교화하기란 더 힘들어졌다.


'몬스터 킬러'는 그런 학교에서 벌어지는

어떻게든 학교를 지켜내려는 선생과

다시 학교에 나가기 위한 방법을 선택한 학생의 이야기였다.


선생의 방법은 우악스럽다 싶을 정도였고,

학생의 방법은 용납받을 수 없는 것이지만,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학교'라는 공간으로 나가고픈

소년의 마음을 대변하지 않았나 싶다.


학교 폭력이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어딘가에선 말도 못하고 끙끙대는 아이가 있을 테고

그런 아이에게 손을 내미는 좋은 선생님도 있을 것이다.


행동하지 않으면, 바뀌는 것이 없다고 한다.

거기엔 커다란 용기가 필요하겠지만,

누군가 손을 잡아주는 이가 있다면.

응원과 위로를 건네는 이가 있다면.

마음 속 어딘가에 잠들어있던 용기가 깨어나

T시클리드처럼 완전히 달라진 내일이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러니 조금만 더 기운을 내길.

조금만 더 용기를 내길.


김하준과 이순근처럼 괴로워하는 아이가 없는 곳.

학교가 더는 괴로운 공간이 아닌,

즐거운 청춘의 한 페이지가 되길 바라며.


학교 폭력을 둘러싼

세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

'몬스터 킬러'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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