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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춰 선 화과자점, 화월당입니다
이온화 지음 / 다이브 / 2024년 12월
평점 :
수상하지만 특별한 화과자점 화월당
돌아가신 할머니의 부탁으로 이어받게 된 가게.
밤 10시부터 2시간 동안 영업하는 그곳.
연화는 그곳에 망자가 손님으로 온다는 것을 알게 되고,
주문을 받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할머니가 자신에게 이곳을 부탁한 '진짜 이유'를 알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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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에 피어난 벚꽃
작별과 축복의 장소, 화월당
1억의 빚 때문에,
팔리지 않는다는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할머니가 남긴 화월당을 이어받게 된 연화.
첫날부터 '사월'이라는 수상한 도매업자가 오더니
준비도 하기 전에 찾아온 손님이 대뜸 손을 잡으랜다.
얼떨결에 손님의 손을 잡는 순간,
화월당의 진짜 영업이 시작되었다.
망자가 환생을 위해 찾는 곳, 화월당.
할머니가 운영하던 그곳은
망자의 주문을 받아 환생을 돕는 목적이 있었다.
망자와 산자를 구분하지 못하여
약간의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연화는 화월당을 찾는 손님의 이야기를 함께 하고
달달하고 맛있는 디저트를 만들어 내어
웃으며 작별할 수 있게 해준다.
그렇게 조금씩 화월당 운영에 익숙해져갈 때쯤,
연화는 할머니가 말하지 못한,
숨겨진 일에 대해 알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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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이의 슬픔에
달콤한 위로를 건네는 신비한 장소
안타깝고, 애잔하고,
그런 사연을 들려주는 화월당 이야기.
망자가 자정이 되기 전,
화월당의 디저트를 먹으면 환생한다는 독특한 설정과
각각의 인물이 다른 이를 위하는 마음이 더해져 만들어진 이야기를 읽다보면
마음이 아련하게 저려온다.
'초콜릿전병'에는 딸을 위한 엄마의 마음이 담겼고,
'매화꽃 화과자'에는 연인을 생각하는 풋풋한 마음이 담겼다.
'녹차 당고'에는 친구를 위한 절친의 사랑스러움이 들어있었고,
'딸기 찹쌀떡'에는 누나를 위한 아이의 어른스러운 마음이 들어있었다.
'붉은 밤 양갱'에서는 도매업자라던 사월의 이야기가,
그리고 연화가 모르고 있던, 얘기하지 않았던,
할머니의 이야기가 화월당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모든 이야기가 안타까웠고,
모든 이야기가 애잔 했으며,
모든 이야기에는 다른 이를 위한 사랑이 있었다.
작품 속에 담긴 각각의 사연을 보며
나의 소중한 이에 대해 떠올리기도 하고,
맛있는 것을 함께 먹는 상상을 하기도 했다.
살아 있다는 게, 누군가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게
더없이 소중한 순간들이라는 걸 생각하게 해주기도 했다.
삶은 달아나도 인연은 달아나지 않는다는 말이,
인연이란 돌고 돌아 헤어져도 끝이 아니라는 말이
여운처럼 머릿속에 맴도는
화월당의 따스한 위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