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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귀라도 빌려드릴까요? - 악마의 심리 상담소에서 당신의 천국행을 도와드립니다
야초툰 지음 / 문학수첩 / 2024년 10월
평점 :

악인 갱생! 천국 보내기 프로젝트!
악인이 넘쳐나는 세상.
포화상태에 이른 지옥은 인력부족에 시달리며 몸살을 앓는다.
엘리트 악마 '베스탄'은 지옥으로 올 영혼들을 미리 만나
천국으로 보내는 프로젝트를 맡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악마의 심리 상담소.
하지만 7년째 아무런 소득도 내지 못하는데....
베스탄은 다시 지옥으로 금의환향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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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가 상주하고 있는
악마의 심리상담소에 어서오세요.
최고의 악마 '베스탄'
인간 세상에서 '정지철'이 되어
악인을 위한 심리 상담소를 열다!
하지만 7년 간의 실적은 제로!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지옥의 신이 보낸
'선애'로 인하여 상담소에도, 지철에게도 변화가 일어나는데...
층간소음과 분노조절장애, 그리고 커피.
감춰져있던 베스탄과 선애의 과거 이야기와
천국에 있는 지옥 훈련소에 대한 것 까지.
악마의 귀라도 빌려서
울분을 토해내는 내담자들의 사연에
나도 모르게 귀를 기울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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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엔가 마음을 털어놓을 곳이 필요한
누군가를 위한 대리만족 이야기
악마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민감할 수 있는 소재를 유쾌하게 그려냈다.
유쾌할 수 있었던 건 포화상태라는 지옥의 상태.
지옥의 신과 베스탄, 사신k와 베스탄,
그리고 선애와 베스탄의 티격태격을 보는 재미 때문이기도 했다.
층간소음으로 살인이 벌어지기도 하고
대다수가 흘려들을만한 사소한 일로 범죄가 일어나는
현대 사회 문제를 소재로 삼으면서도
누구에게도 털어놓기 쉽지 않았던 속마음을
여과없이 털어놓고 같이 욕을 해주는 악마로 인하여
읽는 독자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하게 만드는 효과도 있었다.
최근에 봤던 '지옥에서 온 판사'가
악인을 처단하는 모습으로 통쾌함을 주었다면
'악마의 귀라도 빌려드릴까요?'는
악인이 될지도 모를 이의 얘기를 들어주며
예상치 못한 방식의 솔루션으로 유쾌함을 준다.
(물론, 이미 저질러버린 악인에겐 유예없는 지옥행이 준비되어있지만)
속안에 담긴, 누구도 모르는 이 마음을,
수없이 상상하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던 마음을,
속 시원히 털어놓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나 혹은 우리 주변의 누군가의 위태로운 마음을
조금은 달래줄 수 있지 않을까?
지옥에 가고 싶지는 않지만,
지옥과 천국을 오가며 줄타기를 하고 있는 이들이
혼자서만 아팠던 마음을 맘껏 얘기할 수 있다면,
그로 인해 악마를 만나야 할 일을 막아낼 수 있다면,
'악마의 심리 상담소'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장소가 아닐까.
이곳을 만나게 된다면
'갱생'이라는 것이 정말 가능하여
천국에 가는 이들이 많아질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될지도.
머릿속에 웹툰처럼 장면들이 그려져서
더 재밌게 읽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