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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번 구경남 ㅣ 네오픽션 ON시리즈 28
채강D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7월
평점 :
스포츠맨십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선수, 구경남
성질머리를 죽이지 못해 날아간 주먹에 팀에서 방출되어버리고,
승부조작 스캔들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재기를 하러 날아간 미국에서 테스트까지 실패한 그는
노숙자가 건네는 술을 마신 뒤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눈을 뜬 곳은 1982년? 프로야구 원년?
공 한 번에 에이스 대우를 받게 된 그가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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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1982년이라고?!
어떻게 된 걸까?
시애틀에서 테스트에 실패한 뒤,
술집에서 한 여자를 뒤따라 나왔다가
인종차별을 겪으며 흠칫 두들겨 맞았다.
그에게 다가온 노숙자는 술병을 내밀더니
대가로 구경남의 우승반지를 요구했다.
갈증에 반지를 건네고 지독한 맛의 술을 넘기는 순간,
정신을 잃었고 눈을 뜨니 이곳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구경남은 팀의 에이스가 되었다.
시간여행으로 1982년에 온 게 오히려 다행인걸까?
야구가 재미있었던 그때를 떠올리게 하는 활약.
동료도, 팬들도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지금이
방출되었던 미래보다 낫지 않을까.
그렇게 팀의 에이스로 승승장구할 줄 알았지만,
어느 순간, 마음을 나누던 이가 사라지더니
불현듯 허리통증까지 찾아왔다.
구경남의 야구는 이렇게
또 다시 무너지고 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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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팬들을 위한 과거로의 시간여행
한 명의 야구 팬으로
이야기를 읽는 내내 즐거웠다.
전문적인 야구 용어가 나오기 때문에
야구 팬이 아닌 독자는 읽기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겠다 싶지만,
야구팬이라면 재미를 느낄 이야기였다.
부정투구.
이기기 위해선 뭐든지.
라는 건 요즘 야구에선 통용되는 게 아니지만,
과거 1982년에선 야구공에 침을 바르든, 바세린을 바르든,
그게 부정투구인지도 몰랐던 그런 시대였다.
그렇기에 구경남은 그곳에서 에이스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승부조작의 유혹이 있었고
되려 그것이 당연시되는 분위기였다.
그럼에도 구경남은 그것만은 거부했다.
그래서 감독의 눈밖에 나버렸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길을 꿋꿋이 가려했다.
에필로그까지 봤을 때, 조금 아쉬운 부분은
구경남이 오해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찐' 진성준의 뒷 이야기가 없다는 점이었다.
정말 오해일지도 모르는데,
사실은 다른 진실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1982년도로의 시간 여행은 무엇을 일깨워주기 위함이었을까?
야구의 재미가 경기에만 있는 게 아님을 알려주려고?
스포츠맨십에 대해 알려주려고?
이야기의 마지막까지 읽어도
그 부분에 있어 모호한 부분이 아쉬웠지만,
눈앞에 생생히 그려지는 한편의 스포츠 드라마를 보는 듯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