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1세기 마지막 첫사랑
김빵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4년 5월
평점 :
2107년의 양우와 2004년의 명원의 만남
첫 시작은 악연이었다.
자전거 도둑이 되어버린 양우와 자전거 주인 명원.
그리고 외딴 곳으로의 동행, 그리고 도주(?).
우연이 반복되면 인연이 되듯, 의도적으로 만들어버린 인연 아닌 인연으로
두 사람 사이의 추억은 쌓여만 가는데....
------------
자전거 도둑과의 첫 만남.
그런데 이 녀석, 수상하다!
처음은 지독한 악연이라 생각했다.
자전거를 훔쳐간 도둑을 붙잡았더니 그냥 주웠을 뿐이란다.
그러더니 쓰고 있던 헬멧을 고쳐야한다며 빨리 가야된단다.
그것도 자신의 자전거를 타고서 말이다.
이대로 보낼 수는 없다.
뒷자리에 올라 의문의 남자를 따라간 곳은 외진 곳의 허름한 건물 앞.
금방 오겠다는 말만 남기고 사라졌지만
기다려줄 이유가 없다! 내 자전거니까!
그런데 이 녀석...
몽타주까지 그려서 나를 찾는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엮이게 되었는데...
클라이밍 선수처럼 9층 베란다에 매달린 아빠를 구해주더니
팔에서 스파크가 보인다.
저 녀석은 사람이 아니다. 정체가 뭘까?
수많은 의문의 끝에, 녀석이 담담하게 비밀을 털어놓는다.
"나는 미래에서 왔어."
미래에서 온 양우와 현재를 살아가는 명원.
어쩌다 엮이게 된 두 사람이,
어쩌다 쌓게된 첫사랑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
시간 여행이 만들어준 21세기 마지막 첫사랑
양우가 살고 있는 22세기의 삶은 어떤 걸까?
시간 여행이 가능하고, 편리한 인공지능이 있고.
많은 게 발전되어 우리의 삶에 많은 도움을 주겠지만,
어째선지 온기가 사라진 사회가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기에 양우는 병원에서 유일한 말동무였던 '바다'를 되찾고 싶었다.
2004년에 있다는 그 말을 믿고서.
정말 21세기에 바다가 있을 것만 같아서 시간 여행에 올랐다.
그리고 그곳에서 명원을 만났다.
우연인듯, 인연으로 이어진 21세기의 첫사랑을.
이야기가 쉽게 읽혀서 좋았다.
장면 하나 하나가 머릿속에 그려지고
10대만의 풋풋함이 글 속에 그대로 담겨있어서 좋았다.
청소년 문학은 아니지만, 청소년 문학을 보는 것 같기도 했고
그 안에 청춘의 한페이지를 써내려가는 몽글몽글한 로맨스가 담겨 있어서
흐뭇한 미소와 안타까움이 공존하기도 했다.
2004년 즈음에는 나도 명원처럼 학생이어서
그때의 아이템이라거나 노래가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22세기에서 온 소년과 21세기 소녀의 만남.
짧은 여름과 가을의 만남이지만
영원히 잊지 못할 그때의 감정들.
매년 그 계절이 돌아오면 양우를 떠올릴 명원의 모습이,
미래의 캡슐을 볼 때마다 명원을 떠올릴 양우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진 두 사람의 마지막이
오랫동안 남을 여운으로 기억되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