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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처 : 벨몬트 아카데미의 연쇄 살인
서맨사 다우닝 지음, 신선해 옮김 / 황금시간 / 2024년 4월
평점 :
다 너희를 위한 일이야.
명문이라 불리는 벨몬트 아카데미에서 벌어진 희대의 사건.
학생의 부모가 쓰러지고, 선생이 쓰러지고, 학교 관계자가 쓰러지고, 임시 교사까지 쓰러지는 끔찍한 연쇄 살인이 일어나는 가운데, 범인으로 추정되는 한 교사를 과연 막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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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은 특유의 악취가 있다.
그리고 테디에겐 그 냄새가 느껴진다.
벨몬트 아카데미, 올해의 교사 '시어도어 크리처'
테디로 불리는 그는 영문학을 가르치며 10년을 근속했다.
학생들 사이에선 크리처의 미운털 명단에 들어서면
좋은 성적을 받기란 어렵다로 통한다.
하지만 테디로선 자신만의 신념으로 학생들을 평가하는 것뿐이다.
부정행위를 했다면,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줬다면
응당 대가를 치뤄야하는 것이다.
그것이 두꺼운 책을 읽어야하는 추가과제든,
어떤 대학에도 못가는 추천서든 간에 말이다.
약소하게 지나간 벨몬트 출신이 아닌 테디의 10년 근속 축하.
그리고 근사하게 치뤄지는 벨몬트 출신 소니아의 10년 근속 축하 파티.
교내 신문인 '뷰글'의 기사 마감 문제로 자신을 찾아온 소니아에게
테디는 실험을 하기로 한다. 파티를 망칠만한 실험.
파티를 제대로 즐기지 못할만한 그런 실험 하나.
하지만 그 실험이 재앙을 불러왔다.
테디가 소니아를 위해 준비한 실험이 엉뚱한 사람에게로 향한 것이다.
자신을 올해의 교사로 만들어준 위원회의 잉그리드 로스.
테디가 절대 타겟으로 삼지 않을 그녀가 쓰러져버렸다.
그리고 쓰러지는 건 그녀 한 명으로 끝이 아니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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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긋난 신념에 사로잡힌 교사
절대 하지 말았어야 할 선택을 하다.
자신의 신념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올해의 교사 '테디'
누구도 싫어하는 이가 없는
정다운 교사 '소니아'
과음으로 인한 실수로
족쇄를 찬 교사 '프랭크'
테디의 미운털 명단에 올라간
올 A 학생 '잭 워드' 와
테디로 인하여 대학 진학에 실패한
'팰론 나이트'까지
이 작품은 다섯 명의 시점을 오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저마다의 사정이 있고, 저마다의 사연이 있으며
사건에 얽히고 설켜있다.
초반에 범인이 누구인지를 밝혀버리지만,
그래서 누구나 '테디'가 범인이라는 걸 알게 되지만
첫번째 피해자를 싫어하는 '프랭크'의 사연을 등장시키며
실제로 범인이 누구인지를 아리송하게 만든다.
이야기가 진행되며 '테디'가 진범임을 확신하게 되지만
그럼에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잭은 누명을 쓴 친구를 구하려하지만
오히려 교도관을 매수한 게 드러나버리고,
테디를 증오하여 벨몬트로 돌아온 팰론은
약점을 잡기 위해 카메라까지 설치하지만
아무런 증거도 잡지 못한다.
점점 엔딩에 가까워져가는데,
사건이 해결되기는 커녕, 엉뚱한 방향으로만 흘러간다.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가 없어서
흡입력과 몰입감이 상당했다.
설마, 이대로 끝나는 건가.
이렇게 범인의 정체가 묻혀버리는 건가.
라며 체념하는 찰나,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 반전을 선사한다.
이렇게 되어버릴 줄이야.
이런 엔딩을 맞이하게 될 줄이야.
이렇게까지 하는 극단적인 경우는 없겠지만
어쩌면 우리 사회에도 어긋난 신념에 사로잡힌 누군가가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들게 했던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