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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집
S. C. 리차드 지음, 최유솔 옮김 / 그늘 / 2024년 2월
평점 :

언니의 죽음으로부터 밝혀지기 시작하는 오래된 비밀.
메러디스가 죽었다.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전화를 받지 못했다.
부재중 메시지에는 할 말이 있다고, 너도 알아야 한다고,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날 미워하지 말아달라는 목소리가 담겨있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언니, 메러디스를 죽은 건 대체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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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감적으로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척 하고 싶었다.
하지만 메러디스의 집에 들어서는 순간 알았다.
언니가 죽었다는 걸 말이다.
엘리자베스 맥칼리스터.
명망있는 가문에 부족할 것 없이 자란 리지에게는
둘도 없는 사이인 언니, 메러디스가 있었다.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아빠가 재혼을 하고,
아빠가 실종이 되고, 새엄마가 재혼을 하는
복잡한 어린 시절 속에서도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성장했다.
인생에서 딱 한 번.
정말 딱 한 번 메러디스가 도움을 청했는데
그녀 곁에 있어주지 못했다.
그 점이 리지를 견딜 수 없게 만들었다.
언니를 죽인 범인은 누구일까.
언니는 대체 무엇을 알았기에 죽임을 당한 걸까.
죽음의 진상을 알기 위해,
리지는 거대한 비밀의 문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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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새 없이 몰아치는 숨겨진 비밀
480페이지의 두께를 봤을 때,
이걸 언제 다 읽지?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첫 페이지를 펼치며
이야기 속에 들어가는 순간,
몰입하여 순식간에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평범한 여자가 언니의 죽음을 추적하며
맥칼리스터 집안이 감추고 있던 숨겨진 비밀을 알아가는
큰 줄기의 이야기인데,
이 '비밀'이란 게 정말 쉴 틈을 주지 않고 몰아친다.
언니가 왜 죽어야했는지
그 이유는 정말 한 조각에 불과하다.
그보다 큰 비밀이,
추악한 진실이,
믿을 수 없는 사실이
20여년 동안 꽁꽁 숨겨져 있었다.
프레드, 톰, 스콧, 데이나, 존, 마사,
루스, 레이첼, 데이비드, 에드먼, 리
그 외에도 여러 이름이 나오며 등장인물이 많지만
헷갈리거나 혼동되진 않는다.
주인공인 리지의 시점으로 만나는 사람들을 보여주기에
더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메러디스를 죽인 범인은 누굴까?
그녀의 죽임에 가려진 비밀은 뭘까?
두 가지 관점을 머릿속에 그리며 책을 읽다보면
어? 어어어? 헐!
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비밀은 하나가 아니다.
반전도 하나가 아니다.
상당한 분량으로 만들어진 건
이 거대한 비밀을 단번에 푸는 것보다
하나씩 풀어내기 위한 것이었다.
범인의 정체가 드러나는 마지막 부분은
그 앞에 드러난 비밀이 너무 커서
다소 밋밋하게 보이는 느낌도 있었는데
진실을 뒤쫓으며 온갖 고생을 한 리지여서
한 번은 이렇게 쉽게 끝나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날 미워하진 말아줘."
무슨 일이 있어도 언니를 미워할 수 없다는,
새로운 인생을 주었다는 리지의 그 말이
메러디스에게 전하는 승전보(?)와도 같아서
여운처럼 머릿속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