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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14
이도해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2월
평점 :
풋풋하지만 마냥 예쁘지만은 않은 사랑 이야기.
왼손의 통증으로 인해 피아노를 포기했다.
맨살이 닿는 것만으로 그 사람의 심리적 고통이 통증으로 전이되는 요상한 초능력(?).
그로 인해 그의 왼손은 언제나 장갑을 끼고 있다.
그런데 아무도 없는 기악부 '헥사'의 부실에서
드럼을 치는 여학생과 마주하게 되며 첫 눈에 반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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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가 너무 커서 시끄러워
첫 만남은 조금 어이가 없었다.
병원 앞 버스 정류장에서 음악 앱을 처음 쓰던 그 날,
소리가 너무 커서 시끄럽다며 한 여학생이 말을 걸었다.
그저 스쳐 지나는 만남일 뿐이라 생각했지만
피아노를 포기하고 일반 고등학교에 들어가 낮잠잘 곳을 찾다가 들어간
기학부 부실에서 그 여학생과 다시 만났다.
그리고 최문은 이선에게 반해버렸다.
기학부 부원도 아니지만 드럼을 치고 싶은 이선.
맨살이 닿으면 왼손에 통증이 오지만, 피아노는 칠 수 있는 최문.
멤버가 전부 이탈해버렸지만, 어떻게든 공연을 하고 싶은 유일한 기학부 베이스 소지연.
유학 때문에 1년을 꿇었지만 연예인을 꿈꾸며 기타와 보컬이 가능한,
최문과 같은 반의 박도운.
유치원때부터 도운과 친구 사이면서 누구나 반할만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김별.
각자 한 파트씩을 맡으며 어떻게든 구색이 갖춰졌지만,
당당한 모습이 매력적인 이선과 얼떨결에 사귀는 사이가 되기도 했지만,
어째선지 삐걱 거리기만 하는 최문과 이선.
그리고 그런 둘 사이에서 묘한 기류가 흐르는 도운과 김별.
남들은 이해할 수 없는 통증 때문에 혼자서 끙끙 앓는 최문은
마음의 고통을 딛고 앞으로 걸어갈 수 있을까.
뮤직 테라피 동아리 '터치!'
그곳에서 달콤쌉싸름한 청춘 로맨스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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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가 좋다.
아무렇지 않은 척 상처를 숨기기도 하지만
당당하게 '빨리 고백해.'라고 말하고
트라우마에 갇힌 최문을 꺼내주는 이선.
그런 이선으로 인하여 왼손의 통증을 이겨낼 결심을 하고
핑계를 대며 외면해버렸던 피아노와 다시 마주하는 최문.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청춘의 이야기가 좋았다.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꾹꾹 감추고 있으면서 마음을 알아주길
내 아픔을 이해해주길 바라는 건 욕심이다.
처음엔 이선이 왜 화를 내는 건지 이해하지 못하고
그 애의 상처를 넘겨짚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의 고통을 다시 떠올리고 나서,
그때의 악몽에서 벗어나 생각해보니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되었다.
왼손의 고통이 알려주기 전까진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대해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통증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상처를 생각하게 되었다.
청소년 문학이라는 이 소설은
남녀노소 누구나 읽어도 좋은 이야기였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음의 상처.
때때로 우리는 누군가의 존재로 인해, 위로에 의해 아물기도 한다.
마음이 불안할 땐, 다른 사람의 손을 잡아보라는 말이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뒤에도 여운처럼 남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