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꿈 : 첫 번째 이야기 - 황혼을 향해 걷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백원달 지음 / 북플레저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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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된 건물의 낡은 미술 학원에 늙은 어르신과 늙어가는 선생이 있다.


나는 옛날 사람. 마치 녹슨 기계 같아. 

이제라도 기름칠을 하고 삐걱-삐걱- 너에게 걸어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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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을 향해 걷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오래된 건물에서 미술학원을 하고 있는 봄희.


반대편 신축 건물에 브랜드 미술 학원이 들어오며

수강생이 점점 줄어드는 가운데,

80대 노인 춘애가 그림을 배우고 싶다며 찾아온다.


내 얼굴을 자신의 손으로 그려보고 싶다고.

사람들과 만나는 마지막 모습을 직접 준비하고 싶다고.

무표정한 얼굴에 칙칙한 한복 차림의 사진이

마지막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싫다고.


봄희와 춘애의 수업은 10번.

춘애는 자화상을 완성할 수 있을까.


한편, 봄희는 춘애와의 만남을 통해

오래전 꾸었던 자신의 꿈에 대해 떠올린다.


'어른이 된 순간부터 아무도 묻지 않는 단어, 꿈.'


나이가 듦에 따라 모두가 늦었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내 얼굴을 그리겠다는 '꿈'이 생긴 춘애.


그림을 그리며 사는 예전 꿈을 잊어가는 동안

행복하게 사는 새로운 '꿈'이 생긴 봄희


예전 꿈 대신 현실에 맞는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봄희와 함께 하며 다시 '꿈'을 이루는 채운


새엄마가 있다는 이유로 불쌍하다는 편견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지만

두 배로 행복하기 때문에 '꿈'을 가지고 웃을 수 있는 꽃님


가부장적이었으나 아내가 죽은 후 자신의 행동을 뒤돌아보고

멀어진 딸과 함께하는 '꿈'을 꾸게 된 상길까지.


제각기 다른 나이에 각자의 사연이지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물흐르듯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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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이 건네는 몽글몽글하고 포근한 위로


정말 그렇다.


나 혹은 내 주변의 이야기이거나

이웃 또는 아는 사람의 이야기와 같이

주변에 있을 수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들.


그 안에는 너무하다 싶지만, 실제로 있는 이기적인 사람들도 있고

마음이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따뜻한 사람들도 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봄희는

'내 삶에서는 맞다고 생각했던 답이 타인의 삶에서는 틀릴 수도 있으니까.'

라고 말한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 희석되거나 변해버려서

'라떼는 말이야'와 같은 꼰대가 되어버리는 건 아닐까.


지금은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나는 그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세월을 잡아먹는 시간이 흐르고 나면

과거에 했던 생각을 까맣게 잊어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어떻게 살아가는 게 맞는 걸까?

시간이란 걸 어떻게 해야 잘 맞이할 수 있는 걸까?


이야기를 함께 하는 동안

머릿속에선 그런 생각이 자리 잡았다.


타인을 위해, 가족을 위해

좋아하는 걸 참기만 해선 안 된다고 건네는 메시지가

마음을 울렸다.


'행복'


누구나 후회를 하고, 마음에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후회를 안고 앞으로 나아가는 건 정말 힘든 거지만

그렇게 해야 '행복'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사람 사는 이야기지만

그 안에 꿈과 사랑과 후회와 위로가 담겨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한,

흘러가는 시간에 흔적을 새기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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