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바다를 향해 흐른다 1
다지마 렛토 지음, 박여원 옮김 / 크래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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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 사람들만 모여사는 삼촌의 집


갑자기 만화가가 된 삼촌, 여장 점술가, 전공미상의 교수, 

그리고 자신을 마중나온 사카키. 

그들과 공공생활을 시작한 나오타쓰는 예상치 못한 인연이 있음을 알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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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내면 뭐해. 화내도 어쩔 수 없는 걸.


책을 덮고서도 그 말이 여운처럼 떠다닌다.


이제는 모든 걸 체념한 듯한 말.

사카키의 과거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나오마쓰는 삼촌이 있는 집에서 공동생활을 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지만

그 중에서도 유독 사카키씨에게 마음이 쓰인다.


처음엔 일품 고기로 가득한 소고기덮밥 때문에.

그 이후엔 이 집에서 제대로 된 생활을 하는 건

두 사람밖에 없어서 자꾸 마주치기 때문에.


그러다 사카키씨와 교수의 대화를 듣게 되면서

나오마쓰의 고민이 시작된다.


삼촌에게 10년 전일을 물어보려는 생각까지 접을 정도로

이 사람에게 미움받지 싫다는 마음이 컸던 거구나.


사카키씨와 자신의 연결고리를 알게 된 지금,

나오마쓰는 무엇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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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주제를 포근한 바람처럼 그려냈다.


"넌 정말 착한 아이구나."


칭찬하는 듯, 나무라는 듯한,

그런 느낌의 착한 아이.


아이는 상관없다고 말하는 사카키는

화내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만

그녀 역시 감정을 가진 사람이기에

모든 걸 무덤덤히 넘기지는 못한다.


후반부에 나오는 '쟁반 던지기'는

그 장면 하나만 봤을 때는 웃음이 나오기도 하지만

사카키의 사정과 지금까지의 행동을 알고 나서 보면

꾹꾹 누르고 있던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난 이대로 모르는 척 살면 되는 건가.'


라는 나오마쓰의 고민이 나오는 장면에선

어떻게든 사카키씨를 그냥 내버려두기 싫다는 마음이

엿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제대로 투정조차 부리지 못하는 아이인 채로는

눈 앞에 있는 이 사람이 짊어진 짐의 절반을 나눠 가질 수 없으니까.


그러니까,

이제 모르는 척은 하고 싶지 않다는

나오마쓰의 말은 고요함 속에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았다.


불어온 바람이 흘러갈 2편이 기대되는

'물은 바다를 향해 흐른다' 1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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