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석의 여자 - 뮤리얼 스파크 중단편선
뮤리얼 스파크 지음, 이연지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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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대체 누가 알겠는가.


극 중에 나오는 인물 누구도 그녀의 생각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그저 내일이 되면 그녀를 떠올리며 그러한 여자가 있었음을, 특이했음을 그저 말할 뿐이겠지. 

자신의 취향인 남자를 찾아 헤매던 리제의 마지막은 

보는 이에게는 허무하지만, 스스로에겐 만족스러운 결말이 아니었을까. 




운전석의 여자 외에도 수록된 단편들 중에선

'아버지의 딸들'과 '관람개방'이 재밌었는데,

아버지의 딸들에서 이해되지 않던 부분들을

관람개방에서 해소해주며 등장인물의 갈등을 그려내고 있었다.


저마다의 특색이 있고,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도 있었지만

표제로도 쓰인 운전석의 여자는 계속해서 기억에 남는다.


리제는 왜 그런 행동을 하고 있는 걸까?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건지 누구도 이해하지 못한다.

극 중에 나오는 인물은 물론, 그녀를 마음에 둔 남자도,

작품을 읽고 있는 독자마저도 알 수 없다.


대체 뭘 말하고 싶은 건지 조차도 이해되지 않는 가운데

이야기의 끝이 어떻게 될 거라는 것만 추측이 가능하다.


리제, 그녀가 찾아다니는 취향에 맞는 남자.

그 남자를 찾아서, 뭘 하려는 건지는 넌지시 언급하고 있다.


'죽음'


리제는 스스로의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다.

자신을 죽여줄 수 있는 남자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결말에 읽고서 책을 덮은 후에

곰곰히 생각하며 다시금 스토리를 떠올렸을 때

무엇을 말하는지를 알게 되는 것 같았다.


130페이지에 달하는 운전석의 여자를 읽고서

다음 단편으로 넘어갔는데도 '리제'가 계속해서 떠오른다.


그러한 결말에 이르기까지 리제가 왜 그랬을까를 생각하다보면

마침내 그녀의 행동이 이해가 되면서

'끝'을 스스로 결정하면서도, 마음 한편으론 기억되고 싶다는

이면적인 마음을 보여주려는 게 아닐까.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읽는 내내 '어렵다'는 감상이 들었지만

결말을 만난 뒤에야 이해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그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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