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벽 토마토문학팩토리
최세은 지음 / 토마토출판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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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에 '내던져진' 두 사람이, 다시 세상으로 들어가는 이야기.


그곳이 세상의 전부인 줄로만 알았다.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그렇게 믿었던 것들이 무너지는 순간에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도련님'으로 불렸던 소년과 '히'라는 이름의 소녀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도련님. 나를 죽이러 오세요.


주인님에 의해 구조된 '히'에게 기댈곳은 딱히 없었다.

소녀에겐 마치 어머니의 존재와도 같은 로자 아줌마가 있긴 했다.

하지만 그보다 '도련님'과의 만남이 소녀를 바꾸어놓았다.


저택에 유일한 어린 아이.

그렇기 때문에 서로에게 관심이 갔던 걸까.

"너는 남들과는 달라" 그렇게 말하는 도련님과

그 시간 속에서 몰랐던 것을 알아가는 히


어쩌면

마음 편히 기댈 곳이 없던 두 사람에게 서로의 존재는

어느샌가 세상,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그렇기에 무너져버린 세상 앞에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서로를 지키려했던 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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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초반부의 흡입력이 상당하다.


"나를 죽이러 오세요."


라고 말하는 대사로부터 시작하면서

그간의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과정이

정말 내가 '히'가 된 것처럼 몰입이 된다.


세상의 벽을 무너뜨리고,

세상에 내던져진 2장부턴 이야기의 양상이 조금 달라진다.


1장에 감춰져있던 진실이 드러나며

2장은 '현실'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가로막고 있던 세상의 벽을 무너뜨리고 세상에 나왔지만

또 다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세상의 벽 안으로 다시 들어간다.

그러면서 일어나는 일들은 가슴을 울리기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만들기도 한다.


애써 기억나지 않는다고 잊어왔던 소녀와

영원히 소녀를 잊지 못하고 쫓아왔던 소년이

다시금 재회하는 장면은 영상으로 보고 싶을 정도로

머릿속에 장면이 생생히 그려져서 좋았다.


그리워 미칠 뻔 했다는 그 말이,

울음이 터져 나올 것 같다는 그 말이,

떨어져있던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을지 상상이 되어서

가슴에 오롯이 와닿는 표현이었다.


예고리, FAKE, Take.B

이야기가 종장을 향해 갈수록

추악한 진실을 보는 듯해서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 추악함으로 인하여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되었으니 아이러니하기도 했다.


그래도 그 끝에

추악한 진실이 세상에 드러나고

또 한 번 세상의 벽이 무너지며, 세상에 스스로 발을 내딛게 된

두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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