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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다 깨나도 회사 가기 싫은 날
철밥통 지음 / 세이북스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하핫! 정말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예사롭지 않은 제목에 만화 못지않은 일러스트와 폰트체 하며...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그저 그렇고 그런 자기계발서에 대한 평가가 새로워지는 순간이다. 저자 이름도 ‘철밥통’이다. 하긴, 이렇게까지 회사와 상사를 까대는데, 대체 어떤 강심장이 본명으로 책을 낼 수 있단 말인가!
제목만 들어서는, 마치 ‘회사 가기 싫은 날 극복하는 방법’, ‘어떻게 하면 가기 싫은 회사도 즐겁게 다닐 수 있을까?’ 식의 평범한(표지를 봐서는 절대 평범하지 않지만서두...) 자기계발서려니 싶다. 하지만 1장을 다 읽을 무렵 깨닫게 된다. “이거 정말 깨는 책이네~”
사실 그닥 남는 내용은 없다. 그저 공감하는 것뿐. 회사와 상사, 혹은 동료에 대해 대놓고 할 수 없는 험담들을 대신 해주었다는 점에서, 직장인들은 대리만족을 느끼고 잠시나마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다. 실린 이야기들도 저자가 인터넷 사이트에 연재하던 것을 엮은 걸로 알고 있는데(아니면 말고~), 가끔 가다 “~할 때는 극복하는 방법”이라고 정말 자기계발틱한 팁이 소개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방법들을 자세히 보면, 정말 자칫 화가날 정도로 어이가 없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휴가 후유증에서 빨리 벗어나는 법” – 통장 잔고를 확인한다, 일부러 상사에게 덤벼서 깨진다, 사표를 쓴다. 이걸 말이라고 하는가 말이다. 그래도 이건 양반이다. “폭탄주 먹고도 안 취하는 법” 이라는 팁도 있다. 정말 궁금했다. “오~ 그런 방법이 있는 거야?” 그래서 보니, 대답이 가관이다 “없다, 어쩌구 저쩌구...”
이처럼 별 특별할 것도 없는, 그렇지 않으면 현실성 없는 그런 내용들을 써대지만 오히려 이런 일탈에서 독자들은 쾌감을 얻는 듯 하다. 이렇게 하면 성공하고, 저렇게 하면 노후가 보장되고... 이런 식의 쏟아지는 자기계발서에 지친 독자들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단, 뭔가 크게 얻길 기대한다면 절대 읽지 말 것을 권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책은 그저 ‘그렇게밖에 살 수 없는 직장인들의 비애를 잠시나마 벗어나게 해주는, 그야말로 순간적인 일탈의 쾌감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니 말이다. 그래도 읽는 순간은 참 통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