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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진 1
마키무라 사토루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1년 9월
평점 :
절판


그림체는 가외의 문제로 하고서도(솔직히 말하면 마키무라의 그림체는 적당히 고전적(?)이다) 장점을 쭉 나열할 수 있는 만화다. 탄탄한 내러티브와 그에 맞게 입체감 있는 캐릭터들, 그들의 복잡 다단한 심리를 전혀 무리 없이 설득력 있게 풀어나가는 작가의 이야기꾼으로서의 재주, 과거와 현재가 맞물려 돌아가는 시점과 그 분량을 조율하는 탁월함이라니...만화적인 상상력이 일반적인 설득력의 동형이판본이 아닌가 생각되기 시작한다. 역시 세상에는 나보다 잘난 사람들이 많다는 당연한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서만 남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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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도행 티켓 - 편도행 티켓 시리즈 1
와다 나오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만화라는 장르를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언제나 그 장르적 한계를 느껴온 것은 사실이다. 이는 일정 수준 이상(타 장르에 비해 상대적으로)으로 내용이 깊어지기 어렵다는 점인데, 달콤 씁쓸한 사랑이야기가 그 전부라고 보여질 정도로 순정쪽은 연애담 일색이다. 사랑이 얕은 소재라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사랑'은 인류공통의 관심사이자 적확한 정의를 찾을 수 없는 참으로 복잡한 대상이다. 문제는 그런 사랑을 너무 뻔하게 보여주는 방식에 있다. 그래서인지 내용과 연출, 두 마리 토끼를 근사하게 주무르는 작가를 만나는 경험은 만화의 핑크빛 미래를 점치게 하고도 남음이 있다.

와다 나오코의 다른 작품은 읽은 게 없지만, 이 <편도행 티켓>시리즈는 작가의 세계관과 연출력을 충분히 보여주는 작품이라 말하고 싶다. 그저 하라는 대로, 별 저항 없이 세상을 살았던 소위'천재'인 마리. 그녀의 부라이에 대한 짝사랑이 내용의 전부이다(심하게 압축해서). 작가는 공부밖에 몰랐던 마리가 부라이에 대한 사랑을 키워가면서 찾아드는 변화와 뭔가를 절실히 원해서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아가는 과정을 마리의 시점에서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다. 작품을 읽으며 떠오른 두 편의 영화가 있었는데, <하바나>와 <일 포스티노>다.

그냥 살아지는 대로 사는 주인공의 일상에 난데없이(어쩌면 운명적으로) 등장한 그들. 그들은 주인공의 삶을 뿌리채 흔들고, 주인공은 자신의 울타리를 벗어나 타인과 그들의 세계를 흡수하기 시작한다. 그 변화가 악화냐 양화냐를 따지는 일은 어려워 보인다. 단지 변화는 보는 이의 가슴을 흔들어 놓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변화의 과정 속에는 물론 고통도 있다. 마리의 사랑이 어떤 결말을 맺든 간에 중요한 것은 그녀의 삶이 이제 막 변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그녀를 지켜봐주자. 차분하게 저 멀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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