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홍콩 - 맛있는 홍콩, 즐거운 홍콩, 홀리는 홍콩
원정아 지음 / 재승출판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프롤로그에 적고 있는 글쓴이의 고민이 어느 정도는 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감상에 치우치지 않는 문체로, 준홍콩인답게 틈새를 잘 공략했다는 생각이다. 장소가 품은 이야기까지(그러니까 역사) 버무려 넣은 여행기를 쓰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모두가 빌 브라이슨이 될 수는 없을 것이나, 나름 충실한 독자로서 나는, 여행기(내지는 특정 장소를 돌아다닌 이야기)를 쓰겠노라 칼을 빼 든 작가들이 빌 브라이슨의 가방끈비유적 의미의 가방끈이 아닌 진짜 가방끈!정도는 베겠다는 각오로 글을 만들어 주기를 늘 바라기 때문이다. 적당히 멋들어진 사진으로 골격을 만든 다음 빈약한 팩트와 감상만을 나열한 여행기가 한숨 나올 만큼 많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인 터라.

 

그러나 구조적인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프롤로그에서 감사의 말을 모두 전한 뒤이기에 에필로그까지는 필요 없다는 의도였을지도 모르나, 어째 이야기가 ~’로 끝난 것 같은 계속되는 느낌이 남는다(, 여행에 어디 완결이 있겠느냐마는). 책이 마카오에서 덩그러니 끝나 버리니, 앞서 적은 글쓴이의 고민은 뭐였나 싶은, 허무까지는 아니고 다소 개운치 못한 기분이랄까. 하여간 그런 찜찜함이 남는다.

 

귀에 선 이름의 이 출판사에게도 숙제는 남았다. 사전 한 번만 찾았으면 그 자리에서 해결됐을 아주 초보적인 교정 실수가 제법 있고, 지금껏 어느 출판사 책에서도 본 적 없는, 나로선 아주 깜짝 놀란 실수가 판권 페이지에서 나왔으니, 이를 어서 빨리 알아차리기―지금이면 알아챘을 수도!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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