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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딸 : 뒤바뀐 운명 1
경요 지음, 이혜라 옮김 / 홍(도서출판) / 201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시절 여름방학 때, 중국드라마채널에서 우연히 보게된 <황제의 딸>이었다. 나 혼자만 본 줄 알았던 이 드라마는 알게 모르게 매니아층이 있었고, 방학 때마다 수없이 재방송을 해주었기에 나는 방송시간에 맞춰 드라마를 챙겨보았다. 얼마나 보았던지 드라마속의 간단한 단어가 들릴 정도가 되었고, 드라마속 의 주인공 제비와 자미에게 푹빠져버렸다. 그런 나의 추억이 담긴 첫 중국드라마가 이제는 세월이 흘러 기억이 가물가물해졌는데 이렇게 책으로 다시 만날 줄 이야. 너무 반가웠다.
그래서 책이 온날 드라마에 순식간에 빠져들었던 것 처럼 책에도 빠져들었다. 분명 아는 이야기라 재미가 없을 줄 알았는데 책으로 보니 또다른 느낌을 준다. 드라마에서는 보여주는 것만 받아들였다면 책으로 읽어나갈 때는 어린시절 TV로 봤던 장면이 머리에 떠오르기도 하고, 좀 더 인물들의 감정과 대사를 잘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사실 어린시절 드라마로 볼 때에는 유쾌한 제비 캐릭터에 더 매력을 느꼈는데, 어른이 되어 책으로 접하니 자미의 인간성에 반해버렸다. 자신의 사연을 이강의 가족들에게 말하고, 결국에는 부디 이 비밀을 영원히 간직해달라며 말하는 그녀의 모습과 결단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과연 나였다면 제비를 용서하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떠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고 말이다. 딱 금쇄의 행동과 마음이 내 마음이리라.
이에 반해 말도 안되는 이유로 진실을 밝히지 못하고, 공주의 자리에 취해버린 것도 모자라 궁중생활에서도 자기 멋대로 하려는 제비가 이기적인 어린아이 같기도 했다. 하지만 제비가 웃음포인트라서 자신을 시험하는 자리에서도 멋대로 시를 지어 주변사람을 웃게 만들고, 글자를 잘 못 외워 전하지만 글자를 모른다고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다. 이렇듯 자미와는 다른 매력이라 서로가 더 돋보이는 것 같고, 4남녀의 러브라인까지 빠짐 없이 들어 있어서 일는 내내 행복했다.
이야기는 자미가 제비의 하녀로 입궁하기로 결정하면서 끝이 난다. 그 뒤의 이야기는 자미가 궁에 들어가면서 부터 시작될 텐데, 그녀의 고난을 미리 보았음에도 뒷 이야기가 궁금해 얼른 또 책이 나오길 기도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