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의 미리보기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85
쿠로노 신이치 지음, 이미향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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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열입곱, 힘겨운 방황의 시기, 그 시기를 현명하게 넘기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누군가에게는 가족의 관심일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는 자신과 비슷한 상황의 사람이 해주는 실질적인 이야기와 조언일 수도 있다.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는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이 병원에 찾아왔다. 무엇이 문제인지 자신의 이야기는 하지 않고, 자신을 상담해주는 여의사의 신상에 관심을 보인다. 여의사는 자신의 아버지는 공장파견노동자였고, 자신은 문제아들이 다니는 고등학교 조차 중퇴했으며, 열일곱에 사랑의 도피를 선택했다고 이야기 한다. 그런데 어떻게 의사가 되었는지 궁금해하는 환자를 위해 열입곱살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며, 과거 이야기가 시작된다.

흥미로운 전개이지만 의사가 되기 이전, 아쓰미의 과거는 암울했고, 희망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희망의 빛을 찾을 수 있었을까? 가정 불화로 아빠는 가출하여 증발했고, 엄마는 우울증으로 집안일도 경제활동도 하지 않는다.

그저 맏이라는 이유로 집안일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엄마와 동생을 돌보지만 그들은 고마움을 느끼지 못한다.

책임감없이 사라져버린 아빠, 자기 연민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엄마, 철없는 여동생, 오직 아쓰미만이 현실에 발을 딛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지만 가족이 발목을 잡는다. 그래서 그녀는 유타로를 따라 도쿄행을 선택했는지도 모르겠다.

현실에 안주하면서 돈많은 남자친구와 데이트하며 하루하루의 즐거움을 선택할수도 있었겠지만 그녀는 거부한다. 자신의 처지와 닮은 유타로를 통해 동질감을 느끼고,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자신의 마음을 치유받는다. 집에서조차 치유받지 못하는 열입곱살 아이들은 서로를 통해 치유받고, 집에 돌아가지 않기를 선택한 것 같다.


-내가 일해서 뒷바라지할 테니까 아쓰미는 아르바이트 같은 거 안 해도 돼.

그게 아쓰미를 데려온 나의 책임이자 의무니까.

-아쓰미, 반드시 의사가 돼야 해. 이세상은 성공해야만 사람답게 살 수 있으니까.

열심히 뒷바라지 해주겠다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유타로는 밤낮없이 일했고, 회사에서 쫓겨났을 때도 다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쓰미가 의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그 바람 하나로 말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삶의 목적이 되었다. 그렇게 그들의 꿈이 이루어져서 해피엔딩이 되었으면 좋았을텐데..

이야기에 반전이 숨어 있다. 그럼에도 노력해서 유타로와 자신의 꿈을 이룬 아쓰미였기에 환자에게 자신의 이야기로 새로운 희망을 주는 모습이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방향을 찾기위해 방황하는 열입곱살의 이야기를 통해 나의 열입곱 시절을 떠올려보지만 아득하다. 나만 힘들고, 불행하고, 공부가 하기 싫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 조금더 노력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런 후회가 싫다면 열입곱의 미리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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