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원경 1~2 세트 - 전2권
서자영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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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이방원의 아내, 원경왕후~~ 역사 시간에 알고 있던 그녀는 남편을 왕으로 만드는 데 큰 내조를 하였으나 후에는 태종이 왕권 강화를 위해 원경왕후의 네 동생이 희생되었다고만 알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인생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이야기가 등장했다.

<원경> 그녀가 그토록 원하던 이름이 이 책의 제목이 되었다.

여자로 태어났기에 출세를 할 수 없고, 이름조차 남길 수 없음에 깊은 탄식을 했던 그녀는 

결국 제 이름 '민자경'에서 한글자를 따 넣은 존호를 역사에 기리 남겼으니 말이다.

 

지금에서야 능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여자도, 아이도, 노인도, 언제고 이름을 널리 떨쳐, 유명해질 수 있다지만 그녀가 살던 시대는 아니었다. 고려후기 이름 난 아버지 밑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지냈지만 그녀는 여자였기에 누군가의 부인으로 밖에 남을 수 밖에 없었다. 

그에 반해 밑의 남동생들은 얼마든지 벼슬길에 나가 제 이름을 떨칠 수 있었다.

비록 동생들보다 능력이 있을 지라도 그녀는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던 것 이다. 그 시기 대부분의 여자들은 자신의 이름을 남겨야 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테지만 그녀는 남달랐다. 

누구보다 당당하고 멋진 여인이었기에 자신의 남편이 될 사람을 직접 선택했으며,

결국에는 왕으로까지 만든 대단한 여인이었다.


야심많은 지략가의 면모를 보이는 그녀가 이방원을 왕의 자리에 올리기 까지 어떤 일을 했는지 아주 자세히 책에서는 다룬다. 여인으로 태어나 최고의 자리까지 오르고 싶다는 바람. 그 바람하나로 방원의 뒤를 이을 아들을 누구보다 원했고, 방원을 움직이기 위해 일부로 방원의 계모 강씨의 소생을 세자로 세우도록 만들기도 한다.


비록 자신은 왕의 자리를 한 번도 원한적 없었으나 아내가 해주는 조언에 따라 정몽주를 때려 죽여야 했고, 아내가 만든 상황에 의해 이복동생들을 죽여야만 했다. 그 결과 인정받고 싶었던 아비에게서는 미움을 받아야만 했다.

방원은 행복한 가정이 꿈이었으나 그녀는 남편을 위대한 인물로 만들어 자신 또한 그런 위치에 오르고 싶어했다.


500페이지 가까이 되는 2권의 책에는 고려 후기를 시작으로 조선이 건국되는 과정부터 방원이 왕위에 오르는 기나긴 여정이 담겨져 있다. 그 과정을 읽어 나가는 것이 지루하지 않고, 힘들지 않은 이유는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에 많은 살들을 붙여나가며 이야기를 불려나가는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의 대하드라마를 보는 것 처럼 자경과 방원 부부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그들이 아이를 잃었을 때는 같이 슬퍼했다.


비록 자신이 원하던 자리에 올랐으나 둘의 사이가 점점 더 극으로 치닫을 때는 안타깝기도 했다.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몰라주고, 동상이몽을 꿈꾸던 그들..

방원이 원하던 것은 평범하지만 행복한 가정이었고, 자경이 원하던 것은  남편을 왕으로 만들고, 자신의 아들을 왕으로 만들어 이름을 떨치는 것, 그로 인해 남동생들이 모두 죽고, 집안으로 부터 버려졌지만 오직 자신의 그 열망 하나로 버텨낸 그녀는 결코 지난 날의 선택들을 후회하지 않았다.

어쩌면 진짜 그녀가 남자로 태어나서 원하는 것을 손 쉽게 가질 수 있었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그렇다면 모두가 다 원하는 것을 얻어서행복할 수  있었을까?


방원과 자경의 첫 만남에서부터 시작하여 자경의 마지막까지 보면서 어쩌면 욕심없는 인간이야 말로 세상에서 가장 마음편하고,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인물은 상인이었다. 감히 욕심내지 않고, 자경을 곁에서 지켰으며, 마지막에서조차 자신의 목숨에 욕심내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을 보고, 어쩌면 나 또한 많은 것들을 욕심내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저 재미를 위한 역사소설이라 할 지라도 한 사람의 인생을 통으로 들여다 보니 역사절 사실에 흥미와 재미가 생기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재미는 인생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가 보인다는 것 이다. 그래서 쉼 없이 이 책을 읽었고, 읽은 뒤에도 큰 여운이 남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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