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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의 아이
츠지 히토나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3월
평점 :
밤거리를 배회하며 다니는 5살 어린이 렌지, 그는 나카스 유흥가 사람들에게 한밤중의 아이로 불린다. 누가 보아도 부모가 돌보지 않는 아이라는 느껴져서 그런지 사람들은 친절하게 아이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음식을 챙겨주기도 한다.
그런 보살핌과 관심이 좋아서 아이는 한밤중에 돌아다니는게 아닌가 싶다. 경찰 히비키도 렌지를 만나 도와주기 위해서 고군분투하지만 부모는 출생신고도 하지 않아서 아이는 무호적이다. 그런 무책임한 부모 밑에서 사는 렌지는 임시보호소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치기도 한다. 짠하다. 아무리 부부가 함께 밤업소에 일하느라 아이를 돌볼 수 없다고 해도 너무 무책임하게 아이를 방치하고, 아이를 성가신 존재로 여기며, 물도 나오지 않는 곳에 임시로 지내며, 아이에게 물을 길러 오라고 시킬 뿐이다.
아이는 어른의 도움과 보호 없이는 스스로 살아낼 수 없다. 잘 곳도 먹을 곳도 스스로 얻을 수 없기에 렌지는 본능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한밤중에 나카스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 같다. 그렇게 나카스에서 나고 자란 렌지는 끔찍한 폭력 사건으로 나카스에서 모습을 감춘다.
하지만 그에게는 나카스가 세계의 전부이자 꿈이었다. 비록 호적이 없어도 자신만의 나라를 나카스에 만들었다. 학교에도 다니지 않아도 그를 염려하고, 도와주는 사람들은 여전했다. 가족 보다 더 끈끈한 정으로 이어진 겐타와 히사나, 이시마, 모두가 렌지에게는 가족이었다.
진짜 가족은 오히려 렌지의 발목을 잡는다. 자신의 신변에 위협이 될까 아이를 호적에 등록하지 않고, 아이가 커서 일을 하니 빌붙으려 한다. 자신들처럼 술집에서 호스트 일을 하는 자식을 말리지 않고, 오히려 돈을 빼앗고, 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 렌지는 요리를 배워 새로운 길로 나아가려 하지만 부모는 응원하지 않는다. 이게 무슨 부모란 말인가.
렌지는 그럼에도 자신과 같은 처지의 한밤중의 아이가 보이면 기꺼이 돕는다. 홀로 살아가야 할 아이의 마음을 누구 보다 잘 알기에 자신이 나카스에서 받은 사랑을 되돌려주려는 것 같다. 우리는 렌지보다 더 많은 마음을 받고 자랐음에도 마음을 나누는 데 인색한 것 같다. 우리 주위에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관심을 가지고 다가간다면 한밤중의 아이와 같은 상처 받는 아이도 사람도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