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0대 백수 쓰레기의 일기
김봉철 지음 / 문성 / 2022년 11월
평점 :
이렇게 자극적인 제목의 책은 처음이었다. 30대 백수 쓰레기의 일기라니!
자기 스스로를 백수 쓰레기라고 말하는 책은 처음이라 호기심이 생겼다. 백수 쓰레기라고 하기에는 4권의 책을 낸 작가님이라 살짝 배신감이 생기기도 했지만 책을 읽는 내내 아니 진짜 이런 사람이 있다고? 라는 생각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낯선 단어는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말하면 쑥스러워 죽어버릴 것 같다고 말하는 저자는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사람이었다. 나도 비슷한 성향의 사람이라서 그 마음이 공감이 되기도 하지만 조금은 그 성향이 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난한 추억, 상처받은 어린 시절, 그 무엇이 원인이 되어 그를 이렇게 무기력하고 불안하게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그런 기억들을 아주 오래오래 붙잡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 같아 보였다.
자신의 소심한 성격때문에 사람과의 관계 형성이 힘들었고,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았고, 다 떠나가버렸다고 이야기 한다. 무엇보다 말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지금은 방구석에 박혀 백수로 살고 있다.
새벽부터 일을 나가는 엄마에게 1주일에 2만원 용돈을 받으며, 집에서 백수로 지낸다. 백수 아들은 엄마가 집에 돌아오면 배고프다고 밥 달라하고, 짐을 들어달라고 전화해도 쌩까고, 버스에서 아는 척하는 엄마에게 무안을 주는 등 노는 주제에 귀찮아하는 것들이 참 많았다.
책을 읽으며 대박이었던 것은 스팸먹고 싶다고 장보러 가는 엄마에게 징징거렸는데, 스팸보다 싼 비슷한 햄을 사와서 자신을 속였다고 5개월 동안 가출도 했었다고 한다......... 정말........ 왜이러는 걸까 싶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힘들면서 가족에게는 이렇게 해도 되는 걸까? 자신의 무기력과 불안을 감추기 위해 어머니를 괴롭히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그럼에도 가끔씩 막노동, 물류센터 고객상담 일을 하기도 했지만 오래 버티지 못하고, 세상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있기나 할까하는 의문을 가진다.
어쩌면 저자는 남을 위한 일이 아닌 혼자서 자신의 마음을 꺼내어 글을 쓰는 일이 자신에게 딱 맞는 일이라는 걸 늦게서야 알 게 된 것 같다. 그렇게 자신을 치유하면서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너도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는 ㅎㅎㅎ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 내기 위해 수없는 방황을 했는 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답답하기도 했지만 40대에는 백수 쓰레기에서 탈출하는 탈출기를 써내려 갈 수 있기를 응원해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