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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뼘의 계절에서 배운 것
가랑비메이커 지음 / 문장과장면들 / 2022년 10월
평점 :

사계절을 느끼며 사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 바쁘게 살다보면 하루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느끼지도 못하고, 계절의 변화에 있어서는 더 무감각해진다. 저자는 시간의 흐름을 실감하는 데 계절보다 선명한 것은 없다고 이야기 한다. 나에게 시간의 흐름을 실감하는 것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육아에 지쳐 창밖을 내다보면 어느새 변해버린 계절에 깜짝 놀라기도 했으니 맞는 말인 것 같다.
눈이 내리면 눈을 맞으러 달려 나가는 것도 참 쉽지 않은 현실이 되었다. 저자 또한 베란다를 서성일 뿐 눈 내리는 밖으로 나가기 까지 몇 번의 겨울을 그냥 지나쳤다고 한다. 어쩌면 너무 추워서 나가기가 두려웠을지도 모르겠다. 막상 나가서 신나게 뛰어놀다 보면 추위 쯤은 아무렇지 않겠지만 문 밖으로 나가기까지의 첫 발에 얼마나 큰 마음이 들어가는지 나 또한 모르는 일은 아니다.
밖으로 나가서 걸으며 보는 세상은 매일이 다르다. 이러한 것들을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면 행복한 인생 일 것 이다. 큰 돈이 없어도, 명예가 없어도 그저 건강한 내 몸과 편안한 마음만으로도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 이다. 계절의 한가운데를 걷는 다고 말하는 저자는 구름도 하늘도 날마다 다르기에 자신 또한 늘 새롭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작가가 되어서 글을 쓰는 직업을 얻고 난 후에 가장 어려워진 일은 일기를 쓰는 것이라고 고백한다. 나를 위한 글 쓰기가 여러 이유로 미루어지기 때문이다. 바쁘다는 이유로 계절의 변화를 모르고, 나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일기를 쓰지 않는 것. 어린 시절,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해오던 것을 어른이 되어서는 다 잃어버린채 살고 있는 것 같다. 따뜻한 봄을 기다리며, 다시 그 시절의 마음을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