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것부터 먹고
하라다 히카 지음, 최고은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소설이다. 일본소설+음식 이야기에는 잔잔한 재미와 따스한 감동이 존재한다. 책 표지에 맛나게 차려진 음식 그림에서부터 소설에 대한 기대감이 차오른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느끼는 만족감처럼 마음에 드는 책을 읽을 때 또한 그런 배부름을 느낄 수 있다. 


대학 동창들이 의기 투합하여 설립한 그랜마라는 스타트업 회사에 가사도우미 가케이 미노리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우렁각시같은 그녀는 엉망이 된 회사를 청소하고, 직원들의 식사를 책임진다.


책은 그랜마 직원들의 이야기와 고민, 그리고 그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회사의 아이디어를 낸 친구는 왜 회사에 남지 않고, 사라졌는가 하는 의문을 품은 채 서서히 진행된다. 


고유키는 자신의 인생에 불안함을 느끼고 있었고, 자신의 뿌리가 남들과는 다른 혼혈인 마이카는 세상 모든 불행을 떠안고 있었다. 이타미는 자신의 자리에 대한 고민과 자신만의 시간과 휴식이 필요했던 모모타, 그리고 다나카가 숨기고 있는 비밀까지..


모두가 가케이에게 각자의 고민과 지금 현재 느끼고 있는 솔직한 마음을 털어 놓는다. 그러면 그녀는 우선 이것부터 먹어보라며 자신이 만든 음식을 그들 앞에 내놓는다. 구운 사과, 육수가 터지는 계란말이, 그녀가 만든 음식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어떤 말로 하는 위로보다 크고 따뜻한 위로가 된다. 괜찮다고 잘하고 있다고, 그러니 걱정말고, 이 음식을 즐기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런 마음으로 요리를 했을 테니 말이다. 따뜻한 음식의 온기와 사랑이 전해지는 요리라면 어느 누구든 마음이 풀어질 테니니 말이다.

 

인생의 길에서 방황하는 청춘들과 그들을 위로 하는 요리, 이 책을 읽고 있으니, 회사라기 보다 각별한 정이 넘치는 하숙집 느낌이다. 모두가 각자의 상처와 아픔을 딛고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성장의 맛을 느끼는 동안 나 또한 좀 더 따스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