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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아파트먼트 - 팬데믹을 추억하며
마시모 그라멜리니 지음, 이현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2월
평점 :
나도 처음에는 책 속의 소년과 같은 생각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귀찮은 일들을 안 할 수 있어서 철없이 좋아했다. 하지만 이런 생활이 길어지니 그 귀찮은 일들마저도 그리워하게 될 줄 몰랐다.
아무튼 책의 주인공인 소년 또한 코로나로 인해 집밖을 나가지 못하고, 학교에 가지 못하는 상황을 오히려 반긴다. 자신을 힘들게 하는 일과 친구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는 몰랐을 것 이다. 그 자유로운 해방감은 일시적인 감정이라는 것을.. 더 큰 압박감? 구속감이 오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 이다.
세상이 문을 닫았고, 봉쇄라는 극한 상황에서 부모님의 이혼 또한 연기가 되었음을 알게 된다. 그 뿐만 아니라 한 집에서 같이 지내야 한다. 그동안 자신들을 버리고, 다른 여자고 살고 있던 아버지와 하루 아침에 같이 살게 되어 바이러스 만큼이나 깊은 적대감을 내비친다. 나같아도 하루아침에 아버지는 물론 모든 가족과 함께 집에서만 지내야 한다면 힘들 것 같다.
매일이 무미하고 건조한 하루를 집에서 보내면 저절로 일상의 소중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점차 아버지를 향한 적대적인 그 마음이 풀어진다. 꼼짝하지 못하는 생활이 답답하기도 하지만 점차 가족이 함께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깨닫게 된다.
이혼을 앞둔 부부가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아들은 아버지의 존재 자체로 고마움을 느끼기도 한다. 가족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조차 자신의 실수를 깨우칠 기회가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우리가 잃을 것들에 대해서 불평하기 보다는 코로나로 인해 다시금 알게된 소중한 것들의 존재에 대한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는 걸 책을 읽으며 느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우리들 또한 그 자체로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해 기도해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