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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먹었던 음식을 내가 먹네 ㅣ 걷는사람 에세이 8
홍명진 지음 / 걷는사람 / 2021년 1월
평점 :
최근 읽었던 산문집 중에 최고였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야기를 기반으로 어린시절의 추억이 가미되어 있는데, 바로 어제의 일처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TV 연속극처럼 눈앞에 그려진다. 이 책 속에는 유년시절의 추억이 깃든 음식들을 떠올리며,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곳곳에 녹아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몸에 새겨진, 오감이 기억하는 음식이 그립다.>고 말하는 저자의 말을 나는 이제 감히 알 것 같다. 그게 20대 때에는 별 생각 없었는데, 30대가 되고, 엄마가 되어 보니 엄마가 해주던 그 시절의 음식과 엄마가 함께 그리워졌기 때문이다. 지치고 힘들때, 엄마가 해주던 음식을 먹으면 힘이나던 그 느낌, 엄마의 음식에는 묘한 힘이 있다는 사실을 나는 믿는다.
그녀의 어머니는 동해안 축산항에 정착한 1세대 제주 해녀 출신으로 물질을 하며, 자식들을 키워냈다. 그래서 어머니의 몸에서는 늘 바다냄새가 풍겼고, 어머니가 해주는 음식들 또한 바다 음식들이 대부분인데, 책속의 음식들은 대중적이기 보다는 지역의 향토색이 묻어난다. 그럼에도 그 음식들 중 일부를 알고 있는 것은 나도 엄마의 손맛을 통해 먹어본 기억이 있기 때문일 것 이다. 저자가 꽁치젖갈에 제피가루를 넣어 푹 곰삭은 어머니의 김치를 생각할 때, 나는 입맛 없는 여름에 최고인 제피가루가 들어간 엄마의 열무김치와 푹익은 맛이 일품은 고구마 줄기김치가 떠올랐다. 내가 하면 그 맛을 따라할 수도 없고, 그 맛이 나질 않는다.
이처럼 음식에는 가족들만의 취향과 추억이 담겨져 있기에 어쩌면 기억보다 더 또렷한 것은 음식의 맛일지도 모르겠다. 책 속에 담긴 음식과 그녀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나가며 함께 웃고, 슬퍼했다. 그 시절에 먹던 음식은 어린시절과 부모님을 떠오르게 한다. 그래서 나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는 음식들은 무엇인지 추억을 뒤집어 보게 만드는 가슴 따뜻한 책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