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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도 휴가가 필요해서
아리(임현경) 지음 / 북튼 / 2020년 10월
평점 :
결혼에도 휴가가 필요하다는 제목에 백프로 공감한다. 여기에다 육아까지 하고 있다면 진짜 혼자만의 휴가가 고픈 상태가 된다. 하지만 이런 마음에도 진짜 다 그만두고 휴가를 받아서 떠나기 어렵다. 그럼에도 저자는 떠나고 싶은 간절함과 혼자만의 시간을 갈망하다가 진짜 떠난 이야기라서 너무 부러웠다. 지금은 떠날 수 없는 이 상황에서 이 책을 읽는 것 만으로도 대리만족 되는 느낌이었다.
저자는 인도네시아 발리섬의 시골마을인 우붓에 푹 빠져서 그곳으로 떠났다. 가족여행으로 떠났다가 너무 좋아서 다시 아이와 함께 이곳으로 와서 2년을 살고,
남편까지 와서 함께 4년을 보냈다. 그리고 중학생이 된 딸을 두고 다시 혼자만의 짦은 휴가를 가지기도 했다. 이처럼 가족들 모두가 다른 나라로 떠나서 살 수 있는 그 용기가 너무 부럽기도 했다.
결혼생활에서 잠시 벗어나서, 아내와 며느리의 의무만 벗어 던져도 얼마나 홀가분할지 알 것 같다. 우붓에서 그곳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섞여들면서 현지 음식을 거리낌없이 먹고, 그들과 함께 춤추고, 자유롭게 오토바이를 타고 하루를 보낸다. 이처럼 새로운 풍경과 새로운 사람들, 그리고 새로운 것들에 도전하면서 모험과 일상이 공존하는 그 곳에서의 생활은 우울함이 끼어들 틈이 없을 것 같다. 그렇게 그 곳에서 번역 일을 하고, 아이를 돌보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니 꿈만 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남편이 우붓에 오면서 여전히 밥때가 되면 자신이 밥을 차려야 한다는 의무감에 불편했다고 털어 놓는다. 여자에게 강요된 이런 의무가 더욱이 여자에게 휴가를 갈망하게 만드는 지도 모른다. 왜 당연하다는 듯이 집안일과 육아는 여전히 여자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책임과 희생을 강요하는지 불합리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남자 또한 평생을 식구들을 부양하는데 희생한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일은 자신이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아내가 휴가를 가도 혼자서 밥해먹고 빨래해가면서 살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반대로 아내 또한 경제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남편이 휴가를 간다고 해도 쿨하게 보내줄 수 있을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