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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제야 알 것 같아 - 엄마가 되어서야 알게 된 엄마의 시간들
박주하 지음 / 청년정신 / 2020년 8월
평점 :
엄마와 딸은 진짜 애증의 관계다. 나와 엄마도 그렇고, 나와 내 딸의 관계에서도 늘 그 감정을 느끼고 있다. 긍정과 부정의 기운이 늘 공존하는데, 좋으면서도 싫고, 기운 나게하면서도 기운 빠지게 한다. 그런데 나만 이렇게 아니라고 하니 좀 안심이다.
저자의 책을 읽으면서 실제 그녀의 이야기가 소설처럼 다가 왔다. 어린 시절 이야기를 읽는 동안 마음이 좋지 않은 이야기가 많았다. 부모님의 싸움은 어린 아이에게는 공포다. 나의 어린시절에도 그런 기억이 있었다. 그래서 내 딸 앞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이 약속을 지키기란 쉽지가 않았다. 그 때는 부모님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내가 그 상황이 되자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변명만 할 뿐이다.
아무튼 저자의 엄마는 어린 딸을 국밥집을 하는 친정에 맡겨두고 떠나버렸다. 딸에게 그 어떤 말도 남기지 않고 말이다. 그 사실이 그녀의 가슴에 대 못처럼 박혔다. 그리고 이혼을 하고 아들을 데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에도 엄마는 모진 말로 또 한번 그녀의 가슴에 상처를 남겼다. 엄마 또한 자식을 잃은 슬픈 마음에 자신의 처지가 답답해서 그랬을 것이다. 이처럼 서로가 가진 상처들로 인해 상대의 상처를 보지 못했다. 사람은 모두가 자신의 상처만 크게 보는게 당연하다.
하지만 엄마가 되고 보니 알게 된다. 엄마의 인생도 평탄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이다. 다른 자식들과 달리 국밥집 일을 도와야 햇고, 치매 걸린 할머니의 병수발 까지 도맡아가며, 가족들을 위해 자신을 포기하고 희생했다. 하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얼마나 원통하고 분했을까. 딸은 엄마가 되고, 삶에 허덕이는 인생을 겪어 내면서 엄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을 뿐이다.
시간이 흘러 서로의 상처가 조금씩 아물기 시작하자 서로가 가진 응어리를 풀고 지난날의 기억들로 부터 화해를 시작하자 틀어진 관계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엄마는 남은 자식과 손자를 위해 삶에 다시 힘을 불어 넣기 시작했고, 저자는 엄마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모든 관계에는 상대의 공감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애증의 관계가 아닌 원만한 모녀 관계로 탈바꿈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