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 - 350만 원 들고 떠난 141일간의 고군분투 여행기
안시내 지음 / 처음북스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지금처럼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콕을 하며, 답답한 시기에 읽은 여행 에세이라서 그런지 집에서 편하게 여행하는 느낌을 누리면서 즐겁게 읽었던 것 같다. 사실 처음에는 책 표지의 여리여리하고 어린 여학생의 모습을 보고선 과연 어떻게 350만원을 가지고 약 5개월이 안되는 여행을 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젊은 시절에만 누릴 수 있는 배낭여행이 낭망적이기도 하지만 나는 홀로 떠날 용기가 없어서 시도조차 해보지 못했다. 그래서 20대의 특권인 배낭여행을 나는 누려보지 못했기에 부럽기도 했다. 20대 초반 가장 이쁜 나이에 꼭 세계여행을 떠나겠다는 꿈 하나로 그녀는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잃지 않고, 묵묵히 준비해나갔다. 야무지고 씩씩한 그녀는 홀로 지구정복이라는 이름하에 혼자만의 세계여행을 시작했다.
사실 인도는 위험한 나라라고 해서 썩 가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저자의 여행기를 읽을 수록 빠져들었던 것 같다. 가난하지만 순박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저자가 이뻐하던 싸마디라는 아이와의 추억까지, 인도 여행이라고 생각하면 고생길만 수두룩할 것 이라는 편견을 벗어나 오히려 그 속에서도 사람들의 사는 모습과 사람 냄새 풍기는 여행을 묘미를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아픈 자신의 몸과 마음을 간호해주던 인도 아주머니로 인해 행복함을 느끼기도 하면서 여행 중에 만난 인연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돈을 최대한 아끼기 위해 설국열차 꼬리칸이라고 불리는 슬리퍼칸을 타며 악착같이 돈을 절약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악바리 근성 또한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현지인들에게 사기를 당하고, 희롱과 조롱을 하는 사람들로 인해 회의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녀는 당당하게 맞선다.
인도, 모로코, 스페인, 이집트 까지 그녀가 선택한 여행지는 개연성이 없어보지이만 그로 인해 예상 밖의 일들로 스릴 넘치는 여행이 되기도 해서 책을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무엇보다 책 속의 인연들이 스쳐지니가는 인연이 아니라 다시금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6년전에 나온 이 책은 개정판이 나오면서 6년 후의 이야기도 함께 실렸기 때문이다. 이처럼 꿈많은 20대의 이야기를 읽고 있지나 나 또한 꿈많은 소녀가 된 기분이어서 책을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