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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방 이야기 - 그녀의 일기
나나로 지음 / 처음 / 2019년 11월
평점 :
순전히 호기심이었다. 성을 사고 파는 시대에서 이제는 키스까지 돈을 받고 해준다니? 키스방이라는 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와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여자의 생생한 증언으로 내 호기심을 달래 보려 했는데 책을 읽는 동안에는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과한 호기심이 부른 참극이랄까?
키스방에서 일하는 저자는 그곳에서 어쩔수 없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뚜력한 목표의식이 가지고, 그 곳에서 일하고 있기에 나름 정당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곳은 스트레스를 발산할 수 없는 위기의 중년 남자들을 위한 곳이자 자신에게는 돈을 벌 수 있는 유용한 생활의 터전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돈을 위해 모르는 남자와 키스라니. 돈의 가치가 그 무엇보다 우선인 사회가 되었지만 이 것이 무슨 떳떳한 일이라고 이렇게 책까지 나올줄이야. 세상이 많이 변한 것인지 아니면 내가 너무 보수적인 건지 모르겠다.
이 외에도 자신의 이야기를 부끄럼 없이 밝히며, 키스방이 단속 걱정이 없는 안전한 곳이라고 이야기 한다. 오로지 키스만 하기에 문제가 없다고 말이다. 아무리 단속으로 부터 자유롭고, 딱 키스만 할 뿐이라고 이야기 할지라도 대부분의 사람들 시선에서는 다 같은 곳으로 보여지는데 말이다.
키스방의 내부사정을 누구 보다 잘 알고 있기에 속속들히 시원하게 이야기 해준다. 하지만 썩 유쾌하지는 않다. 어쩔 수 없이 돈을 벌기 위해 온 사람도 있을 테도, 쉽게 버는 돈에 눈이 멀어 계속해서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이다. 하지만 빨리 벌어 빨리 은퇴할 날만을 기다린다는 그녀는 과연 앞으로는 무슨 일을 하며 살게 될까? 키스방에서 있었던 시간들을 돈으로 지울 수 있을까? 책을 덮는 마지막 순간까지 씁쓸하기만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