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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은 아니지만 둘이 살아요 - 고양이랑 사는 현실남의 생활밀착형 에세이
김용운 지음, 박영준 그림, 스튜디오 고민 디자인 / 덴스토리(Denstory) / 2019년 7월
평점 :
가끔은 혼자인 사람이 무척이나 부러울 때가 있다. 나도 혼자살면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텐데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각자의 입장 차이가 있는 것 처럼 혼자 사는 사람에게도 그들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다는 것을 간과할 수는 없다.
이 책의 저자는 혼자사는 독신남이다. 언뜻 보면 자유로운 인생을 사는 즐거운 라이프 이야기가 담겨져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그것은 나만의 착각이었다. 생각보다 짠하고, 웃픈 상황의 이야기가 많았다. 혼자 살면서 누리는 즐거움의 이야기 보다는 혼자 살면서 겪는 고충과 고민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들을 상대의 눈치 없이 하고,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혼자서 원 없이 먹으면 금방 행복해지기도 해서 혼자사는 것에 대해서는 무척이나 만족스럽다고 이야기 한다. 그래서 내 시간을 온전히 가질 수 없는 지금의 내 상황에서는 자신을 위해 시간을 보낼 수 있는게 제일 부럽기도 하다.
그러나 장가를 가지 못한 나이 많은 자식은 부모의 골칫덩어리다. 그게 곧 불효이니 마음이 편치는 않을 것이다. 마흔을 넘겼다는 저자는 식구에 대한 책임감이 어떤 것인지 느껴보기 위해 고양이 송이를 키우게 되었다고 한다. 고양이를 키우면서 자식을 키우는 주변 사람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고양이들도 종종 아프니 병원에 데려가야 하고, 아이를 키우듯이 관심과 신경을 쏟아야 하기 때문이다.
혼자만의 시간이 간절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혼자만의 시간에 대한 대리만족을 누릴 수 있어서 좋아다. 무엇보다 혼자임에도 즐겁고 유쾌한 저자의 이야기 덕에 책을 읽고 난 뒤 내 마음이 무겁지 않아서 더 좋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