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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 살 - 오아시스 신기루
주진주 지음 / 매직하우스 / 2019년 1월
평점 :
책 표지에 장편소설이라고 하지만 책을 읽어보니 소설을 읽는 다는 느낌보다는 작가의 실제 이야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니 오히려 우리의 비현실적인 사회가 소설이었으면 싶기도 했다. 스물다섯살이라면 아직 어린 나이인데 벌써부터 사회의 비합리적인현실을 알아가야 하다니.. 어른들은 갓 사회에 나온 어린 새싹들을 품어 주지는 못할 망정 싼 값에 그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려고만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회초년생들은 어른들의 검은 속내를 모르고 당할 수 밖에없다. 당하고 나서야 바보같은 자신을 원망해도 이미
늦어버린 뒤지만 말이다.
현관을 열면 골목이 바로 보이는 협소한 곳에 사는 저자는 사는 곳 만큼이나 생활 또한 힘들다. 생리대 살 돈이 없어 여기저기 빌려서 써야 하고, 다 떨어진 생필품을 사기 위해 당일 일당이 지급되는 알바자리를 찾는다. 큰 뜻을 품고 미국 유학까지 다녀왔지만 가정 형편으로 인해 마지막 학기를 채우지 못해 졸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멸시를 받기도 한다. 이런 현실에서도 글 쓰겠다는 꿈은 있지만지금 당장 먹고 사는 일도 버거워 쉽지가 않을 뿐이다.
사실 처음의 그녀는 낙관적이었다. 모든 것이 다 잘될줄만 알았다. 하지만 그 생각도 잠시일뿐 잘난 이들과 비교하면 자신이 한참 뒤쳐진 것만 같은 생각에 그녀는 서울행을 결심한다. 막연한 성공을 꿈꾸며 서울로 왔지만 생할비와 집세를 홀로 감당하기에는 25살의 사회초년생 여자에게는 버겁기만 할 뿐이다.
그런 그녀 앞에 등장한 고양이들은 그녀를 위로해주는 유일한 존재들이었다. 고양이들의 밥과 안위를 챙기며 끊임 없이 자신과 대화를 해나갔다. 그 결과 자신이 꿈을 향해 최선을 다하지 않았음을, 사실은 실패할까봐 두렵고 무섭다고 고백한다. 그 고백이 안쓰럽다. 하지만 그녀에게 위로를 주던 고양이들중 2마리가 길 위에서 죽어 나갔으나 그럼에도 살아남은 1마리의 고양이를 보고 앞으로도 인생의 거대한 폭풍을 잘 견뎌내야 겠다는 생각을 전한다.
이처럼 그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읽고 나니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이 얼마나 힘들지 새삼 느껴졌다. 비록 힘든 세상일지라도 그녀처럼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