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시에 라면을 끓인다는 건
정다이 지음 / 경향BP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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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시에 라면을 끓인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내일 퉁퉁 부운 내얼굴과 마주할 용기가 있어야 하고, 절대 지금 이 순간을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열두시에 라면을 끓인다는 것은 그 순간이 무척이나 외롭고 괴로우며, 영혼이 허기 지다는 것 이다. 허기진 영혼과 채워지지 않는 속을 음식으로나마 채우려는 것이다.
나 또한 배불리 저녁을 먹었음에도 잠들지 않은 깊은 밤이면 허한 감정을 먹는 것으로 채우려 들기도 했으니,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 책제목에 100%의 공감이 들었다.


책 제목에서 부터 잘맞다고 느껴졌는데, 책을 읽어보니 일상 에세이라 지루하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내려 갈 수 있어서 좋았다. 책 속의 슬픈 사랑의 이야기도 쓸쓸한 감정의 이야기도 지난 날의 추억들도 우리 모두에게 존재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지난 날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그리고 책 속의 이야기 중에 너무 완벽에 집착하여 추구하다보면 나중에 결과를 마주할때 상실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럼 또 나혼자 남는 시간 그 생각으로 우울해지고 그러다 라면을 먹기 위해 물을 끓일 것이다
또, 사람은 고쳐쓸 수 없다. 함께 하기로 했다면 온전히 그 사람의 인생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 진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맞서려 한다면 스트레스를 받아 밤마다 허기짐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 나오는 인생은 순댓국과 소주라는 그 말이 무척이나 정감있게 느껴져서 좋았다. 럭셔리한 음식이 아닌 소박한 음식들이기에 진짜 내 인생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운 이 밤, 라면보다는 순댓국에 소주가 더 오래 기억이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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