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의 질문법
윤미현 지음 / 라온북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다큐멘터리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나 [북극의 눈물]과 같은 눈물시리즈와 [휴먼다큐 사랑]은 한다는 예고가 뜨면 날짜적어놓고 찾아본다.

정말 자연다큐외에 휴먼다큐 같은 감동적인 다큐멘터리를 볼 때는 항상 눈물흘리며 보지만 이 다큐멘터리가 어떤 노력들로 만들어졌는지는 별로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 책은 [북극의 눈물]과 [휴먼다큐 사랑]을 기획, 연출한 윤미현 작가의 책이다.

사실 제목에도 끌리긴 하였지만 휴먼다큐 사랑을 즐겨보는 나로서는 기획, 연출한 피디가 쓴 책이라 더 끌리기도 하였다.




이 책은 말그대로 그녀가 다큐멘터리, 휴먼다큐멘터리를 어떤 질문들을 던지며 기획하고 제작했는지를 이야기해주는 그녀의 그동안의 다큐멘터리 철학과 노하우 등이 담긴 책이다.





휴먼다큐멘터리를 기획, 제작하면서 던진 그녀의 크리에이티브한 질문들은 목차를 통해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그녀는 MBC 공채 최초 여성 PD로 입사했다고 한다. 그동안 MBC는 공채로 여성 PD는 뽑지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여성 지원자들은 당연히 MBC를 피해서 지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일단 부딪혀보기로 한다.


넘을 수 없을 것처럼 단단한 벽도 누군가 그 벽을 넘으면 허물어진다.

그녀의 이 말이 참으로 멋지다.
그녀의 도전이 참 멋지다.

그렇다 우리는 그동안 되지않던 일, 통상적으로 안되는 일들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하는 경우가 많다. '어짜피 도전해도 안될텐데'라는 한계점과 고정관념을 만들어버리고 벽을 만들어 버린다. 특히 나는 이러한 벽을 잘 만드는 편이다. 어린시절에는 도전하는 것을 좋아했으나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일까? 아니면 여러 실패를 해서일까? 안정적인 것이 좋다. 그러나 스스로 만든 이 벽을 넘거나 허무는 연습을 해야한다. 안정적인 것은 더 이상 발전이 없다. 계속 이 상태가 지속되면 좋겠지만 더 도태되기 쉽다. 이 말에 조금씩 도전되기 시작했다.





휴먼 다큐멘터리를 만들 때 주인공의 마음을 읽기 위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는 그녀.
여러 질문을 만들고 그 질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감동적인 한편의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휴먼다큐멘터리도 자연다큐멘터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오래 찍을 수록 깊어집니다.


[휴먼다큐멘터리 사랑]이 나오기 전에는 통상 자연다큐멘터리는 1년의 제작기간이 당연한건지만 휴먼다큐멘터리는 3주, 1달의 시간이 주어지는게 당연하다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는 휴먼다큐멘터리 역시 오래관찰할 수록 내용이 깊어지고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다고 어필하였다.

만약 내가 방송국 다큐멘터리담당국장이라면 통상 1달이면 찍어서 방송에 내던 다큐를 1년의 기간동안 찍을 수 있게 해달라 기획안이 올라오면 오케이할까? 시간도 시간이지만, 그만큼 돈도 많이들고, 인력도 많이들어가게 될것이다. 아마 나였다면 기획안을 오케이 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당시 MBC 담당국장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나보다. 당장은 오케이 하지않았지만 저자의 끈질긴 노력덕분에 기획안은 통과되었다.

그렇게 벽을 넘어 허물고 오랜기간 촬영한 결과물이 바로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였다. 그동안 희아는 많은 프로그램에서 장애가 있지만 천재 피아니스트로 많이 알려진 친숙했었다. 그러나 그녀의 작품인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에서는 그동안 다른 다큐나 방송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희아의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과 그녀의 어머니에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한달만 찍었다면 우리가 만나지 못했을 희아의 모습에서 많은 사람들은 감동을 받았다.






이전의 방송에서는 희아의 발을 대신한 무릎은 양말신은 모습만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는 그녀의 무릎에 초점을 두었다. 평생 다리와 발역할을 한 무릎은 희아의 삶을 담고있었다. 그리고 매일 정성스럽게 희아의 무릎을 마사지하는 어머니를 담은 이 모습은 정말로 감동적이었다.


이 책에는 이야기를 다 하지 않았지만 많은 질문들과 그에 따른 제작비하인드 스토리들이 담겨져있다.

읽으면서 느낀점이 있다면 삶에서 어떤 대상이든 관심을 가지고 잘 관찰해야한다는 것.

그리고 선입견, 고정관념이라는 나만의 벽을 만들지 말고 도전하고 그 벽을 넘자는 것이다.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크리에이티브 질문법 이 책은 일상적인 삶에서의 질문을 기대했던 내게 아쉬웠다. 무엇인가 만드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기획을 하는 직업을 가진 분들, 특히 PD지망생, PD들의 교과서가 될 정도로 좋은 책이었다.

주부인 나에게는 단순히 휴먼다큐 사랑 비하인드 스토리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책으로 그쳐 아쉽다.



ㅡ우리가 편하게 보고 쉽게 보는 방송들이 이렇게 힘든 과정들을 통해 만들어지는구나 싶었다.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주시는 피디, 작가, 카메라감독님등 보이지않는 곳에서 힘쓰시는 모든분들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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