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봄
K보리 지음 / 두란노 / 2017년 3월
평점 :
품절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게 소설이 아니라고? 정말 실화라고?"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읽었다. 이 책을 쓴 작가의 상황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소설같이 펼쳐지고 있었다. 이 책은 다시 말하지만 실화이다.

  평범한 삶을 살고 꾸미기 좋아하며 의상디자인 일을 하던 30살 그녀. 잘못 먹은 항생제 한 알 때문에 그녀의 인생은 상상할 수 없이 끔찍하게 바뀐다.


버스 정류장의 배차 시간표와 규칙적으로 바뀌는 신호등, 거리를 오고 가는 사람들, 대형마트의 오픈 시간 그리고 가로수의 무성한 초록 잎사귀들과 밤마다 쏟아지는 하늘의 별과 파도에 쓸려 갔다가 밀려오는 바닷가의 모래알. 모든 건 제자리에 그대로였다. 그러나 나의 삶은 모든 것이 변했다. 피부를 잃고, 머리카락을 잃고, 눈썹을 잃고, 손톱을 잃고, 발톱을 잃었다.

p.68



  처음에는 수포가 입안부터 얼굴에 생기더니 피부가 다 벗겨지고 온몸이 녹아내렸다. 힘들게 찾아낸 병명은 '스티븐스 존슨 증후군' 이었다. 태어나서 처음 들어본 병명, 작가 역시 자신이 이 병에 걸리기 전까지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병이었다. 전신 화상처럼 타들어가는 고통에 옷은커녕 환자복조차도 입을 수 없어 맨몸에 얇은 이불만 덮고 몇 달을 살아갔다. 살아있는 게 기적과 같았던 시간들이었다.

  스티븐스 존슨 증후군이 도대체 무엇인가 궁금했다. 왜 이런 병이 나타났는지도 궁금했지만, 도대체 얼마나 끔찍한 병인가... 사실 소설을 읽으면서도 끔찍한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났지만 그래도 실제로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보고 싶었다. 내가 상상한 것보다 더 끔찍한 사진들을 보고 마음이 무너질 듯 아팠다.

  소설이나 영화에서만 일어날 것 같던 이야기가 이 책에 계속해서 이어질 때, 나는 하나님께 물었다. "하나님, 감당할 수 있는 고통만큼만 주신다고 하셨는데, K 보리 이 분에게는 왜 이렇게 어려운 시험을 계속 주시는 건가요..."

  나도 오죽하면 이런 기도가 나왔는데, 하물며 작가는 얼마나 고통스럽고 끔찍한 삶을 견뎌내었는가... 하나님 앞에 욥처럼 따지고, 힘들다고 울며 통곡하는 나날들이 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다시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녀 곁에서 묵묵히 그녀를 병수발하는 가족 덕분에 힘든 이 시간들을 이겨낸다.

  우리는 상상하지도 못할 일들이 계속해서 끊임없이 계속 일어났다. 정말 다행히도 벗겨졌던 피부는 기적적으로 돌아왔다. 이전보다 깨끗하고 하얀 피부로 돌아왔다. 그러나 피부가 돌아와서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하나님은 그녀에게서 시력을 빼앗아가셨다. 눈꺼풀이 녹아내려 19차례의 눈수술을 계속해서 반복하였지만, 그녀는 결국 시력을 잃고 만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들이 계속되었지만 그녀는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더 씩씩하게 살아간다. 더 하나님께 기도한다.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친구들도 더 많이 만나고 가족여행도 가고 영어도 공부하고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이렇게 책까지 출판하게 된다. 정말 멋진 그녀... 읽는 내내 눈물을 흘렸고 책을 덮으면서 그녀를 열심히 응원하였다.

  우리는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간다.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있으면 불평불만도 많이 하고, 감사함 없이 살아갈 때가 많다. 그런데 만약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일들이 하루아침 무너져버리고, 통증을 느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 상황이 만약 나에게 일어난다면, 나는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까? 하나님만 바라볼 수 있을까?... 대답하기 쉽지 않았다. 항상 기도하면서 '주님 감사합니다. 오직 주만 바라봅니다. 주님께 나의 모든 것을 맡깁니다. 나의 인생을 책임져 주세요.'라고 말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닥쳤을 때 나는 이런 기도가 나올 수 있을까... 한참을 생각해보았다. 이렇게 평범한 하루하루를 맞이 할 수 있는 상황에 감사하다. 걱정, 근심, 아픔이 있지만 이 책의 작가를 보니 하나님께 투덜거리고 힘들다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구나... 그것들을 놓고 기도할 수 있음이 감사제목이구나 생각이든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정말 놀랍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잃고 쓸모 없어진 것 같은 나를 잊지 않고 사용하셨다. 결핍은 내게 장애가 아닌 오히려 원동력이 되었다. 하나님은 내가 무능력함을 인정하고 당신에게 전적으로 모든 것을 구하고 의지할 때 나를 도우셨다. 볼 수 없지만 글을 쓰고, 기타를 치고, 영어로 말한다. 내 영혼에 불꽃같은 열정을 심어 주시고 강한 의지로 이끄시는 그분은 이 세상에 단 한 분이시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곧 유일무이하신 하나님만이 능력자 되심을 삶을 통해 체험한다. 이제야 비로소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 나는 꿈꾸고 하나님은 일하신다.

p.274

이렇게 나는 머뭇머뭇 대답을 하지 못하고 마음이 어렵기만 한데, 그녀는 위와 같은 고백을 한다. 귀하고 귀한 이 고백을 보며 또다시 눈물이 난다. 그녀를 사용하실 주님을 찬양한다. 주님은 그녀의 인생을 책임 지실 것이며, 이끌어주실 것이다. 새롭게 태어난 K 보리 그녀의 삶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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