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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도서로 받은 [메두사의 시선]   

철학이라고 해서 겁을 먹었더랬다. 시어머니께서 선물해주신 쇼펜하우어의 [사랑은 없다]도 진도를 못 빼고 있는 상태였으니 말이다(엉뚱한데 열폭하고 있었다. 18세(?)인데 전공바꾸기에 늦었다고라?!-ㅁ-+++).   

그러나 서평을 해야하니 겁 먹은 건 둘째치고 일단 읽어야지 어쩌겠나. 그러나 제목과 동일한 첫 장 [메두사의 시선]을 읽으며 난 옛 악몽(?)을 떠올려야 했다. 대학 학부 2학년 때였나... 약리학 교수님이 독후감을 써 오는 것을 레포트로 내셨다. 책의 제목은 [과학의 종말] -_-;;; 교수님은 대학생으로서 폭넓은 과학교양을 쌓아야 한다는 신념 하에 그런 레포트를 내셨지만 책을 구입해 읽기 시작한 나는 머리를 싸매쥐어야 했다. 지금처럼 다양한 독서를 해 온 것이 아니라 교과서와 참고서, 대중소설로 치우쳐 있던 때라 기본 지식 자체가 없어서 엄청 헤매면서 책을 읽었었다. 그놈의 책은 글씨가 어찌나 많은지 읽어도 읽어도 줄지를 않았고... ... 레포트 제출 시기가 다가오자 나는 두손들고 항복한 후 독후감-아니 고백-을 썼다. '서문을 보니 모든 과학을 아우르는 하나의 법칙을 찾는 내용인 것 같긴 한데... 솔직히 너무 어려워서 다 읽지도 못했고 읽은 부분도 이해할 수 없었다.(ㅠㅠ)'라고. 직접 읽으려고 안간힘 쓴 것을 인정해 주셨는지 레포트 점수는 괜찮았다. 그러나 과학 서적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는 데 시간이 꽤 걸려야 했다... ... 

메두사의 시선에서 악몽같은 [과학의 종말]을 떠올린 까닭... ...  

그것은 바로 메두사의 시선과 과학의 종말에서 말하는 것이 같았기 때문이었다. 메두사의 시선은 신화에서는 모든 것을 돌로 만드는 시선이고 과학에서는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하나의 법칙 즉, 과학의 종말을 이끄는 법칙이이니까. 모든 것을 돌로 만드는 메두사의 시선이 결국에는 지식을 상징하는 아테나의 방패에 달리게 된 것처럼 과학은 본질적으로 모든 것을 아우르는 법칙을 추구한다는 내용이 과거의 [과학의 종말]을 떠올리게 만든 것이다.   

그때는 잘 모르고 어려서 결국 항복을 선언했지만, 이번에는 끈질기게 붙잡고 다 읽고 나서 서평을 쓸 결심이다. 서평 마감까지 2일 남았는데... 1. 메두사의 시선 부분은 과거의 경험 덕에 잘 넘어갔는데 2. 에로스와 철학의 화살부터는 다시 어려움의 시작이다. 신화를 잘 안다고 해도 이해될 상황은 아니구나만 처절하게 깨닫고 있을 뿐.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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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것부터 해결하자. 지금 여러분의 책상을 한구석에 붙여놓고, 글을 쓰려고 자리에 않을 때마다 책상을 방 한복판에 놓지 않은 이유를 상기하도록 하자. 인생은 예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유혹하는 글쓰기] 중에서.  

 

저 글은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스티븐 킹이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끝내며 쓴 것이다. 그리고 오늘 이글루에서 알랭 드 보통의 성공에 대한 강연 동영상을 보았다.  

저 글을 읽은 날 보통의 강연 동영상을 본 것은 행운이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늘 난 두 명의 유명 작가로부터 유사한 충고를 들은 것이다.

알랭 드 보통은 강연 내내 남들이 말하는 성공에 휩쓸리지 말라고 했다. (남들이 말하는) 성공을 향해 달려가기 전에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하라고 했다. 최후의 순간 이룬 것이 없는 것이 허무한 것이 아니라 애써 이뤄놓은 것이 자신이 원한 것이 아닌 것이 허무한 것이라고. 

스티븐 킹은 인생의 중심에 '글쓰기(책상)'라는 것을 두지 말라고 충고한다. 약물과 알콜 중독에서 벗어나서는, 예술(나한테는 '남들이 말하는' 성공)을 위해 인생을 희생시키지 말라고 말한다.    

잊지 말자.  

내가 원하는 것과 남들이 원하는 것이 다를 수도 있음을.

그러므로서 나는 내가 원하는 성공으로 가는 길을 흔들리지 않게 갈 수 있고, 다른 이의 길을 방해하는 속물이 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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