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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새 연못의 마녀 ㅣ 시공 청소년 문학 14
엘리자베스 조지 스피어 지음, 이주희 옮김 / 시공사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초등학교 때부터 가지고 있던 거북선 문고(12권짜리 현대 동화전집으로 국민서관 출간)에서 [샬럿의 거미줄]과 더불어 거의 10여 차례 다시 읽은 동화입니다.
전래 동화와는 다른 복잡한 이야기에 얼마나 마음을 빼앗겼던지... ...
대학교 3학년 때 이사하며 1980년대 맞춤법과 단어때문에 버린 것을 정말 오랫동안 후회했고, 그래서 지금 다시 모으고 있네요.
[샬럿의 거미줄]에서 진정한 '우정'을 알게 되었다면 [검정새 연못의 마녀]에서는 마음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알고, 신념을 지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사람을 겉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웠죠.
주인공 키티는 이야기 내내 여러 사람들, 여러 선택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몸이 편한 대신 자신의 마음과 신념을 꺽을 것인가, 위험과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것인가, 그녀를 야단치는 어른들을 싫어할 것인가, 이해할 것 인가 등등... ...
키티의 선택을 여러 번 보면서 어른이 되어서 어떻게 살아야하고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배웠습니다.
키티의 나이는 10대에 불과하지만 30대가 훌쩍 넘은 지금까지 제 삶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마음은 내키지 않으나 몸이 편한 경우/마음은 좋지만 겉으로 보이는 조건이 안 좋은 경우
위험하고 여러 사람이 반대하지만 도덕적으로 옳은 일/ 몸이 편하고 안전하지만 양심을 거스르는 일 혹은 야단치고 듣기 싫은 말/혹은 듣기 달콤한 말만 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마다 키티의 이야기를 돌이켜 보게 됩니다.
물론 이 나이가 되도록 키티와 같은 선택만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키티보다는 레이첼 이모나 이모부 혹은 교장선생님과 비슷한 구세대 '꼰대'에 가깝게 되어가는 듯합니다. 그러나 소심한 레이첼 이모나 엄격하기만 한 이모부 마음 속에 키티를 진심으로 염려하는 마음이 있었고, 지키기 위해 마 충성스런 왕당파로서 자신의 신념에 충실했고, 진실을 알아보는 눈이 있던 교장 선생님이었으니 그들을 닮는 것이 그리 싫지만은 않습니다. 아쉽긴하지만요.
뱀다리 : 사실 교훈적인 내용이나 역사적 사실보다 흥미로운 것은 10대 젊은이(?)들의 얽히고 설킨 러브라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