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어가고 하는 경험이 많아질수록 어떤 정보를 보게 되었을 때 얻는 것이 달라진다.  

지금보다 더 젊었을 때, 혹은 아이를 가지기 전의 나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그냥 넘어갔을 일이 나이들고 아이(정확히 말하면 자녀)일 뿐만 아니라 부모가 되자 눈에 보인다.   

다름이 아닌 '진'의 이야기이다.  

태어났기 때문에 자신 뿐만 아니라 어머니의 목숨도 위태롭게 했던 아들이지만, 그 아들을 지키려던 어머니는 제 살을 잘라 바치는 것부터 시작해서 양심을 속이는 일까지 무슨 일이든 하게 되었다. 그런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보다는 오히려 숨 막히다 느끼는 아들인 '진'을 보니 예전과 다른 생각이 떠오른다.  

예전에는 엘렉트라의 모습이 안타깝긴해도 '저러니 아들이 싫어하지' 하고 그런 어머니에 얽매인 진을 동정하고 말았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어느 정도 자란 아이에게 어떻게든 지키려는 어머니는 그냥 족쇄나 감옥, 혹은 짜증스럽거나 부끄러운 존재에 불과할까?' 같은 것을 떠올린다. 

   

주변의 남자들은 내게 아들에 집착하지 말라고 말한다(그냥 대화 중 뿐만 아니라 육아서까지도!). 심지어 내 아들의 아버지인 남편조차도. 10살이면 남자애는 엄마 품을 떠나려할 것이고, 그걸 잡으려하면 그냥 귀찮은 존재가 될 뿐이고 보답받지 못할 사랑이라나 뭐라나... ... -_-;   

다 큰 어른 남자들이 당신들 어머니의 사랑을 그렇게 느낀다면 어느정도 큰 아들에게 엄마의 보호는 감옥에 가깝다는 것이겠지. 

그렇게 인식하면서도 엄마인 난 점점 엘렉트라의 모습을 닮아간다. 나도 처음엔 그저 건강하게 잘 크기를 바랐지만, 이제 슬슬 이 세상 모든 걸 누릴 수 있는 힘있는 아이가 되길 바라게 되고 있다. 지금은 그저 바랄 뿐이지만 나중에는 어찌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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