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더 걸 비포

더 걸 비포
JP 덜레이니 지음, 이경아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8월

모든걸 통제 당하면서 완벽한 집에서 살라고 하면 과연 살 수 있을까? 나는 절대 못 산다. 
아무리 집이 최첨단이고 멋있어도 사생활을 보장 받지 못하면 사는 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 그러나 이 책 속 여인들은 그런건 다 무시하고 오히려 좋다하며 집주인과 연애까지 하게 된다.

집주인은 잘생기고 능력있고 매너까지 겸한 완벽한 남자이다. 사귀고 있던 남자친구를 뻥차버리고 집주인과 사귈 정도로 푹 빠진 에마, 사산의 고통을 겪고 새로운 삶을 위해 이사하자마다 집주인과 사랑에 빠진 제인. 이 두 여인의 공통점은 매우 닮은 외모와 아픔을 겪은 적이 있다는 것. 

그녀들의 삶에 들어온 집주인 에드워드는 하나하나 다 관리하며 조정하듯 두 여인들을 자신에게 맞추려 한다. 단 하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한 이 남자. 과연 정상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마와 제인은 이 남자가 좋댄다. 이해할 수 없는 답답한 상황. 그런데 이 중 에마는 사망을 하고, 그 후 에마가 살던 그 집에 이사 온 제인이 이 사실을 알게된다. 점점 궁금해지는 에드워드의 실체. 그리고 밝혀지는 에마의 거짓말들. 

결말은 예상치 못한 인물때문에 놀랐다. 어찌보면 당연한걸 수도 있었는데 말이다. 
이 소설은 우리에게 선택의 고민을 하게 만드는 심리테스트를 중간중간 보여주므로써 마치 집주인으로 부터 테스트를 받는 느낌을 들게 한다. 나도 모르게 그 질문들을 대충 넘기지 않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살짝 소름이 돋았다. 독자들도 이 집에 사는 것 처럼 간접 체험을 하게 만들려는 작가의 의도였던 걸까? 꽤 독특한 설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에 쭉쭉 읽어내려갔더니 어느 새 다 읽고 책을 덮고 있었다. 두 여인의 섬세한 심리묘사를 과연 어떤식으로 표현하고 영화를 만들지 그게 가장 궁금하다.

[마이리뷰] 초크맨

초크맨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7월

와~ 이 책 천천히 다가오다가 쎄게 부딪힌다.
속도감있게 후다닥 읽히는 그런 스타일의 소설이 아닌데, 몰입은 끝내준다.

어린시절과 현재를 왔다갔다하며 보여주는 스토리에서 스티븐킹 작가의 ‘그것‘과 ‘스탠바이미‘가 떠오르기도 한다. 완전 내 취향이다. 오싹하면서도 잔잔하고, 긴장되면서 흥미롭다. 재미있다. 특히 마지막 반전에서는 소름이 돋았다. 모두 저마다 하나씩 가지고 있는 엄청난 비밀들이 마치 누구의 비밀이 더 대단한가를 겨루듯 놀라운 진실들이 하나씩 벗겨진다.

이 무더위에 이 책을 선택한 건 아주 잘한 일이었다.

[서평] 죽음을 선택한 남자

죽음을 선택한 남자 ㅣ 스토리콜렉터 66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이한이 옮김 / 북로드 / 2018년 8월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에이머스 데커'의 세 번째 이야기.
두 번째 책이 꽤 감동적이고 좋아서 그 후에 이야기가 궁금했었다.
이렇게 다시 만나니 반가웠다. 그런데 시작부터 쎄게 나온다. 두 명이 죽는다.

시작은 이렇다. 전세계 FBI의 거점인 후버 빌딩 그 앞에서 한 남성이 한 여성을 총으로 쏜 후 자신도 그 총으로 자살을 한다. 그리고 그 모든 장면을 직접 목격한 데커. 목격자에서 사건 수사까지 맡게 된 그는 자살한 남성이 성공한 사업가에 엄청난 부자이며 완벽한 가정까지 이룬 평범한 남자였다는 것. 그리고 그가 쏜 총에 맞아 죽은 여성은 학교 선생이며 암병동에서 봉사를 하는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두 사람 사이에는 어떠한 연관도 없어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머리 좋고 기억력 좋은 데커도 아무런 단서를 찾기 못하고 계속 제자리서 맴돌고만 있다.

책의 반이상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도통 사건을 해결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뭔가 빵빵 터지지도 않고 수산만 계속하니 나도 덩달아 답답하기만 하다. 도대체 죽은 남자의 정체는 무엇이며, 죽은 여자의 정체는 무엇일지 감이 1도 잡히지 않는다. 그러는 와중에 뭔가 단서같은 것을 하나 잡았더니 데커는 뒷통수를 가격당하고 그것마저 빼앗긴다.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것인지.. 모든 직원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로 각종 추측을 해댄다. 그리고 거기서 살짝 느껴지는 나의 예상.
분명 이럴거야. 분명 이사람이 원인일거야. 라며 나는 나대로 추측을 했는데, 오호라, 내가 맞췄네. 내가 데커보다 빨랐다니.

마지막 몇 페이지를 남겨두고 속도감이 붙기 시작했다. 진실에 가깝게 다가갈수록 데커와 그의 팀원들을 위협하는 누군가가 나타나고, 다 해결한줄 알았더니 또 아니고 계속 무언가가 나온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지만, 결국은 해피엔딩으로 만드는게 이 책의 매력이다. 그리고 꼭 감동의 순간을 넣어 코끝찡하게 만들기도 하고...
이래서 이 소설을 계속 읽을 수 밖에 없나보다.

전작품 <괴물이라 불린 남자>를 워낙에 재미있게 보고 '멜빈'에게도 애정을 쏟았던지라, 그가 사실 어떻게 살지 무척 궁금했다. 후속작에도 나오길 바랄정도였으니까. 그런 마음을 작가는 알았던걸까. 이번 작품에 멜빈을 출연시켜주었고, 그가 잘 살고있어서 매우 흐믓했다. 다음 작품에서도 또 보고싶다.

[마이리뷰] 하루의 취향

하루의 취향 - 카피라이터 김민철의 취향 존중 에세이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7월

역시 김민철 작가님의 에세이는 내 취향이다. 킥킥거리며 웃다가, 옛 생각에 빠져들다가, 앞 날을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 공감보다는 작가님의 삶이 재미있었다. 이런 일도 다 있고, 이런 저런 사람도 다 있고, 현실은 참 재미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고있는 동안 참 편안함을 느꼈다.

꼭 한번 작가님과 술을 한 잔 마시며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을 정도로 나는 김민철이란 작가님에게 이번에도 역시나 반해버렸다. 너무 좋았다.

[마이리뷰] 작은 여행, 다녀오겠습니다

작은 여행, 다녀오겠습니다 - 오늘이 행복해지는 여행 안내서 ㅣ 자기만의 방
최재원 지음, 드로잉메리 그림 / 휴머니스트 / 2017년 12월

여행은 항상 기차를 타거나 비행기를 타고 멀리 가야지만 여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나니 그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내가 쉴 수 있고 즐거우면 그게 여행인것이다. 

작가님은 일단 가까운 동네를 떠나보라고 한다. 동네라도 평소에 가보지 않은 곳 또는 가보고 싶은 곳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 살면서 안가본 곳이 엄청 많다. 
왜 꼭 여행은 외국으로 떠나야 했을까? 서울에도 가볼 곳이 많은데.. 
아마도 내가 사는 곳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새로움을 느끼지 못해서일것이다. 
그런데 얼마전 작가님의 말씀처럼 가까운 곳에서 새롭게 여행하는 기분을 느껴보았다. 저녁에 친구들과 연남동에 놀러갔더니 산책길과 수 많은 먹거리에 놀라움을 느꼈다. 
이 좋은 곳을 왜 그동안 오지 않았던 걸까? 이렇듯 조금만 마음의 여유를 갖으면 가까운 곳도 새롭게 보이고 즐거워진다.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이런 느낌, 앞으로 자주 느낄 수 있도록 나도 작은 여행을 떠나보려한다.